김도열 시청역성모정형외과 원장

온종일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저녁 무렵이면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뻐근한 어깨와 멍한 머리, 그리고 욱신거리는 허리까지. 만성피로에 익숙해진 몸은 과부하를 경고하는 척추관절의 통증마저 당연한 듯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우리 몸을 지탱하는 근간인 척추의 경고신호를 무시했다가는 후일 뼈저린 후회를 할 수도 있다. 자칫 허리통증을 방치하는 사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심각한 허리질환으로 발전할 경우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다는 이유로, 건강하다는 과신으로 허리질환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안일함도 경계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해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만 360만 명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8년 허리디스크로 진료를 받은 환자 198만 명 중 20~50대는 60%에 이른다.
허리질환의 특성상 통증과 질환의 진행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허리질환의 조기 진단 및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빠른 병원 방문이 중요하다. 가능한 허리통증이 느껴지는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허리통증이라는 증상은 동일하지만 원인은 다양할 수 있어 오랜 임상경험을 갖춘 정형외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도 높은 감별 진단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된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법은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빠른 통증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증식치료나 신경차단술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도수치료가 허리통증 개선을 위한 치료법으로 널리 적용되고 있다. 도수치료는 통증 부위를 손으로 직접 진단한 뒤 문제가 되는 척추 관절을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써 통증을 개선하고 재발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절개나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치료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적고, 후유증이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허리통증은 치료만큼 예방과 생활 속의 관리가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 등 생활습관의 영향이 큰데, 잘못된 습관이 계속되면 재발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평소 바른 자세를 익혀 의식적으로 이를 실천하고,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거나 허리에 부하가 심한 직종이라면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