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기업 실적 확인이 우선…자사주 매입 기업 주목”

입력 2020-04-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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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16일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에 앞서 기업들의 실적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현금 동원력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사주 매입 기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4월 한 달도 절반이 지났다. 증시 변동성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7일 1800선에 올라선 후부터 1~2%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 규모 역시 매주 진정되고 있다. 4월 첫째 주만 해도 주간 누적 기준 2조 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전주 7600억 원, 금주(14일까지 누적) 3200억 원까지 감소했다.

눈 여겨 볼 점은 업종 변화다. 4월 중 10거래일 동안 코스피 업종별로 상승했던 종목 수와 하락했던 종목 수를 백분율로 나타냈을 때 유틸리티, 철강, 운송, 건설, 조선, 기계, 상사, 화학 등 업종이 상위에 위치했다. 경기민감주 성격의 소재, 산업재 섹터에 대한 시장의 단기 집중이 과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경제 전망이 담긴 '2020년 수정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1월 전망치 3.3%에서 -3.0%로, 미국과 중국은 각각 2.0%에서 -5.9%, 6.0%에서 1.2%로 하향 조정됐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와 수요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가시지 않고 있음에도 경기민감주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연 수요의 회복 시기와 속도 확인이 중요한 시점에서 최근 중국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확인됐다. 산업 수요의 대표 프록시로 활용되는 구리 가격이 최근월물 기준 파운드당 232달러로 저점 대비 9.3% 반등했다. 연초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던 중국 구리 재고가 3월 중순 38만 톤 수준까지 올라선 후 현재 32만 톤 내외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고 증가 속도가 최근 5년 중 가장 가팔랐으나 고점은 2016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자동차와 휴대폰 수요 회복도 눈에 띈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1월 약 200만 대(-27.5%, 이하 전월대비)에서 2월 31만 대(-83.9%)로 추락한 후 3월 140만 대(+361.4%) 수준으로 회복했다. 휴대폰 출하량 역시 1월 2000만 대(-31.6%)에서 2월 600만 대(-69.2%)까지 감소했으나 3월 약 2200만대(+239.9%)로 1월 수준을 넘어섰다. 발표된 수치만 보면 이연 수요가 가파르게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고 한 발 먼저 정상 회복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서 자동차와 휴대폰과 같은 내구재 소비 수요가 추가 악화 없이 반등하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기 때문에 선진국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충격을 중국 수요가 다소 완화시켜주는 측면도 존재한다.

문제는 선진국이다. 중국에서 확인한 긍정적 시그널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확인돼야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최근까지 확인된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수요 회복 데이터로 경기민감주가 반등했으나 계절성 반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선진국 수요 회복 지연 가능성 고려 시 추격 매수보다는 업종별 선별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IT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와 컨센서스 변화 확인이 여전히 중요한 시점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 어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는 주식시장의 전환점이 돼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주식시장은 수혜주를 찾아냈다. 각 정부에서 수혜를 본 산업과 기업들은 3년차에 가장 강한 모멘텀을 보이다가 이후부터 약해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3년은 돼야 정책의 효과가 본격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도 업종이 되려면 세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성장 트렌드에 맞아야 하고, 정부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며, 기업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김영삼 정부부터 6개 정부의 3년차를 비교했다. 이때 시가총액 30위에 어떤 종목들이 들었는지를 통해 정부별로 어떤 종목들이 주도주였는지 살펴봤다. 3년 차에 새로 30위에 진입한 종목들이 주도주였던 경우가 많았고 특정 섹터의 30위 이내 진입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인터넷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두드러졌다.

총선을 기점으로 현 정부도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부터 또 한 번의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주도 업종 안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긴 관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코로나 19의 여파로 증시는 큰 폭의 하락을 겪었다. 그리고 다수의 기업이 이를 자사주 매입의 기회로 삼고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주가방어의 의지를 피력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소각 여부를 떠나 기업의 현금동원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적어도 주가가 하락하면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 우려가 제기되는 종목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소각되지 않은 자사주가 향후 어떻게 쓰일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즉, 예상 배당수익률이 4%인 종목이라면, 그 기업은 자사주 매입으로 연간 ROE 4%짜리 투자를 한 셈이 된다. 여기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시점의 주가가 매입가보다 높다면, 추가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은 자사주 신탁계약과 직접매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신탁계약에 의한 매입은 공시를 통해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반면, 직접매입은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자사주 매입으로 만들어 낸 ROE가 이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ROE보다 높다면 자사주 투자는 성공한 투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저점에 지분율을 늘린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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