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진단키트가 쏘아올린 ‘방역강국’…남은 과제는 ‘정부 몫’

입력 2020-04-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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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희 유통바이오부 기자

“그동안 신약 개발과 달리 정부나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국내 진단 분야는 마치 부모한테 사랑을 못 받은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묵묵히 연구개발에 몰두해온 결과가 이제서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인정을 받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한 진단키트 업체 관계자가 털어놓은 속내다.

정확하고 신속한 성능을 자랑하는 국내 진단키트들은 100여 개 국가의 러브콜을 받으며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 중이다.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월별 진단키트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월 18%(약 216억 원), 2월 50%(약 268억 원), 3월엔 무려 117%(약 589억 원)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어도 국내외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진단 시장에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코로나19 발생 직전 회사를 접을 위기였지만 직원들을 겨우 설득해 마지막 한 번 더 도전해본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졌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매달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업들은 언젠가 다가올 기회를 향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어두운 터널 속 한 줄기 빛을 향해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이들의 땀의 결실은 국내 방역의 튼실한 기초가 된 것은 물론이고, 수출과 외교까지 전방위적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을 ‘방역강국’으로 우뚝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그 점만큼은 확실히 믿어주셔도 된다”며 이들의 노고에 화답했다. 기업들은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이 이슈에 편승된 일시적 표퓰리즘 발언이 아닌 이번만큼은 진정성이 담겼을 것이라 믿으며 다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 몫이다. 신약에만 편중된 연구지원의 전환, 원활한 해외 수출을 위한 원자재 기업 지원·육성, 인력 양성 등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진단기업 분야의 고충에 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언행불일치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들이 쌓아 올린 결실이 빛을 바래는 일이 결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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