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바닥난 항공업계, 1분기 영업손실만 5000억 넘어

입력 2020-04-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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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보유현금으로 겨우 2~3개월 버텨…상반기 최대 6조5000억 원 손실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 항공업계의 1분기 손실 규모가 50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 항공사가 급여 반납, 휴직, 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고정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함에도 수요는 바닥을 치고 있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5일 항공업계 및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보이콧 재팬' 물결에도 불구하고 국적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대한항공이 결국 코로나19에 무너졌다. 대한항공 1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43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영업손실은 1634억 원, 제주항공 562억 원, 진에어 497억, 티웨이항공 영업손실 37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00억 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 에어부산과 비상장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손실액까지 더하면 국적사의 1분기 손실 규모는 5500억~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행기가 80~90% 이상 멈춰서며 셧다운된 국내 항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력 감축과 급여 삭감 등 인건비 절감은 물론 자산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반기를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 만에 무려 70%에 달하는 직원들의 휴업을 결정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은 전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하며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50명 가량의 구조조정을 결정하는 등 LCC 역시 최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보유한 현금으로는 2~3개월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항공업계가 당장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정부의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 없이는 국내 항공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특히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산업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다른 산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항공산업 종사자는 8만여명, 연관 종사자는 25만여명에 달한다.

아울러 항공사 조종사들도 나서 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14일 오전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앞에서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과 공동으로 ‘위기의 항공산업, 신속한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항공업계 노동조합’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금융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공산업에 대한 신속한 정부 금융지원을 비롯해 항공산업 지상조업협력사 고용안정 보장, 전국 공항지역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 등을 요구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 아시아나 열린조종사 노동조합 등 주요 항공사 6곳의 7개 노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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