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영업 어렵다" 보험협회 비조치의견서 수용
금융당국이 한시적으로 보험회사의 비대면 영업활동을 허용한다. 코로나19로 대면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에 한시적으로 보험업법상 제재를 비조치 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모바일 청약을 확대해 보험설계사들의 영업 활동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의도인데, 이마저도 제한된 규제가 많아 정작 보험사들은 애매모호한 반응이다. (관련기사: [단독] 보험사, 코로나 혼란 틈타 '편법영업' 권유…불완전판매 우려 확산)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협회가 요청한 비조치의견서를 회신했다. 앞서 보험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 영업이 크게 위축돼 대면채널의 보험설계사가 고객과 대면하지 않고 보험을 모집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비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비조치의견서란 금융회사가 수행하려는 행위에 대해 금융당국이 향후 제재 조치 등을 취할지 여부를 사전에 회신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금감원이 회신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몇 가지 조건을 내걸고 대면판매 원칙을 완화해줬다. 우선 △표준상품설명대본을 통해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을 설명하고 녹취를 통해 보험계약자가 이해했음을 확인 받은 후 △청약한 날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상품설명서를 서면으로 발송한 경우에는 비조치 할 것을 약속했다.
보험업감독규정에는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 보험설계사 등 모집종사자는 보험계약자와 직접 대면해 보험계약의 중요내용 등을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보험계약을 청약하는 경우 보험계약자로부터 청약서에 자필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자필서명에는 날인, 전자서명도 포함시켰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에서는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보험계약자가 해당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비조치의견서는 보험업법에서 정하는 대면 모집 시 적용되는 설명의무 이행 방식 및 청약서 자필서명 관련 규제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대면채널(통신판매)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불충분한 상품 설명 등으로 인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및 '민·상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불완전판매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 보험제도팀 관계자는 "보험회사는 동 비조치의견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보험 모집절차 변경에 따라 불완전판매 등 보험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적정한 보험상품 선정, 보험 모집종사자 교육, 녹취파일을 확인하고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관리시스템 운용 등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험업계는 금감원의 완화 조치를 반기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내비치기도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완화 조치는 반갑지만, 사실상 복잡한 TM규제를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표준상품설명대본도 새로 제작해야 하고 녹음, 음성녹음 모니터링까지 갖춰야 해 기존 TM채널을 운영하던 보험사가 아니면 적용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