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 “율동은 없나요?” 사라진 율동ㆍ마스크 ‘나눔’…코로나19 선거 풍경

입력 2020-04-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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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내리고 사진찍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무색

▲8일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서울 동작구을 이수진(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각각 마스크를 쓴 채 유권자와 만나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이전 선거와 다른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얼굴을 알려야하는 후보들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고 시끌벅적한 음악과 율동은 자취를 감췄다.

8일 저녁 서울 동작구 남성역 앞에서 퇴근길 인사에 나선 이수진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파란 마스크를 쓰고 주민들을 만났다. 같은 날 상도1동에서 유세연설을 가진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도 마스크를 썼다. 나 후보는 유세차에 오르고 나서야 마스크를 내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얼굴을 알리려는 후보들은 투명 마스크를 택했다. 동대문을에서 초선에 도전하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역구를 바꿔 나온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투명마스크를 쓰고 지역주민을 만났다. 이 후보는 1일 지원 유세를 나온 유승민 의원이 이 후보의 마스크가 좋아 보인다고 말하자 “내일 유세에서 쓰시라”면서 돌아가는 유 의원에게 투명 마스크를 한 묶음 쥐여주며 ‘나눔’을 했다.

마스크를 홍보 수단으로 쓰는 후보도 있다.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2일 출정식에 쓴 마스크에 ‘광진 20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이수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에 기호 ‘1’과 자신의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주로 착용하고 있다.

▲2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마스크를 쓰고 손을 흔들고 있다. (이주혜기자(winjh@))

주민들과는 악수 대신 주먹 인사가 대세다.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8일 노룬산골목시장에서 주민들과 주먹 인사를 나눴다. 민병두 동대문을 무소속 후보도 5일 배봉산 근린공원에서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명함을 받지 않겠다는 주민에게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다. 나경원 후보는 4일 상도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인근에서 주민들과 맨손 악수를 하되 틈틈이 손 소독제를 발랐다. 이 자리에서 한 남성 지지자는 나 후보 선거운동원에 “후보님에 전해달라”며 마스크 2장을 건네기도 했다.

유세차 연설과 율동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서울지역 한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무래도 주민분들이 원치 않으셔서 예전 같은 유세차 연설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남양주 금곡동에서 남양주병에 출마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연설이 끝나고 한 주민이 “율동은 없냐”고 묻자 선거운동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율동은 안한다”고 답했다. 같은 날 남양주 퇴계원읍에서 유세를 하던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의 운동원들은 율동을 하면서도 ‘핑크색’ 마스크와 장갑을 맞춰 썼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2m 거리 두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다수 후보가 마스크를 내리고 지지자와 사진을 찍거나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이 유세 현장에 모이기도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눈인사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시고 유세를 해주시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서울 광진구 노룬산골목시장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장 상인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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