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남양주병, 김용민 “조국 변호사로 오해” vs 주광덕 “청문회 잘했다고 지지"

입력 2020-04-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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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에 엇갈린 민심…'검찰 개혁' 김용민 vs '조국 저격수' 주광덕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남양주병 지역구인 금곡동과 퇴계원에서 각각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남양주병 주민분들과 만나면 ‘왜 조국 변호사를 했냐’며 오해하세요. 그러면 저는 ‘조국 변호사 따로 있고요, 전 한 적 없습니다’, ‘조국 장관도 딱 한 번 만났습니다’라고 말씀드리죠. 그러면 ‘그러냐, 잘못 알았다’고 인정하기도 하셔요. 아니면 밑도 끝도 없이 ‘조국 나쁘다’라고도 하시고요.”(6일 남양주병서 더불어민주당 남양주병 김용민 후보)

“‘주광덕을 지난번엔 안 찍었다는 주민분이 ‘조국 청문회’를 거치며 이번엔 지지하겠다고 일부러 지하철에서 저한테 오셔서 말씀하셨다.”(같은 날 남양주병서 미래통합당 남양주병 주광덕 후보)

이날 경기 남양주병 지역구인 금곡동과 퇴계원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김용민 후보와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는 각각 이같이 밝히며 지역구 유세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전했다.

21대 총선 지역구 경기 남양주병에서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1위, 2위 접전을 벌이는 양 후보는 각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법무ㆍ검찰개혁위원을 지냈으며,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 저격수’로 행보를 보인 등 조국 이슈를 두고 대립각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의 김용민 후보는 정치에 뛰어든 이유로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내세운 한편, 검사 출신의 주광덕 후보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생활기록부를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 시절 검찰 개혁안을 직접 발표하며 챙기는 등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읽힌다. 이른바 ‘조국 정국’을 거치며,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 여론마저 세 대결을 벌일 정도로 갈등이 격화되어왔다. 이는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여야 간 프레임 전쟁으로 치달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남양주병의 표심 역시 혼전이다.

사실상 조국 정국에 대해선 여야 간 진영 논리를 나아가, 공정 사회 화두까지 겹쳐지며 교집합을 찾기 어려워진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에 통합당은 ‘조국 방지법’을 내세우는 총선 쟁점화를 통해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한편, 민주당은 ‘노골적인 정치적 구호일 뿐’이라며 비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위쪽부터)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김용민 남양주병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6일 다산신도시에 걸려있는 모습,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가 남양주병 지역구 퇴계원에서 유권자에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민주당 싱크탱크를 이끄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7일 경기 남양주병 민주당 김용민 후보와의 정책 협약식에서 “이번 총선은 철 지난 ‘조국 대전’이 아닌 엄중한 ‘코로나 대전’”이라며 “미래통합당은 코로나발 전세계 경제위기와의 전쟁에 대한 대안이 없으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조국 정국이 각인된 남양주병 지역주민들에게도 가르마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같은 민주당 지지자라도 조국 이슈를 지켜보면서 의견이 나뉘었다.

이발소에 가려던 한 50대 남성은 “김용민 후보가 잘나서라기보다 주광덕 후보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눌러야 한다. 다른 것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지지자이고, 남양주병에서 민주당을 찍어왔다는 한 50대 남성은 주광덕 후보에 먼저 인사를 건네며 “이번에 꼭 찍겠다”고 했다. 그는 “조국 청문회 당시 열심히 한 걸 봤다. 비례로는 제3의 정당을 생각 중”이라면서도 “우리 지역 국회의원으론 주광덕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전했다.

젊은 층 비중이 많은 신도심과 토박이 중심의 구도심으로 나뉘는 다산지구도 반응은 엇갈린다.

힐스테이트다산에 거주하고 유모차를 끈 30대 여성은 1번을 찍겠다는 이유로 “검찰개혁”이라며 “주변 대부분도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산중앙로 교차로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주광덕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조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부를 가지면서도 뒤에선 안 그런 척한다”고 했다.

이 같은 안갯속 표심에 유세차량에 오른 두 후보는 ‘조국 대전’ 언급은 빼놓지 않았다.

금곡동 건물 내부 유권자가 들을 수 있도록 이른바 ’벽치기’ 유세에 나선 김 후보는 “금곡동 신성아파트, GS아파트, 금강아파트 주민 여러분”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돈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과 정의의 편에서 싸워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김용민은 검찰 개혁위원회, 과거사위원회에서 검찰개혁 활동을 해왔다. 최전선에서 검찰개혁 활동을 해왔다. 이제 검찰 권력을 개혁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집중유세에 모여든 퇴계원 읍민을 향해 주 후보는 “지금 국민은 이 코로나19를 하루빨리 종식시켜서 코로나 사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경제위기, 민생위기 한마디로 ‘경제 코로나’를 막아달라는 게 제가 본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자꾸 국민을 구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려는 목적보다 마치 조국을 구하고 엉뚱한 윤석열을 죽이려 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 요즘 여권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이나 다른 사람을 지키는 게 아니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 대한민국의 경제와 민생을 확실히 살리는 현명하신 선택을 확실히 해주십시오, 여러분”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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