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株, 환율 효과보다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금융위기의 실물시장 영향력 증대...내년 의견도 제시

그간 급등하는 환율의 수혜주로 지목되며 국내 증시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의 영향을 덜 받은 자동차 관련주에 불황의 그늘이 엄습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주는 업황 둔화 우려에도 환율 수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분석되며, 금융위기 확산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선주와 반도체 등 타 수출주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주의 이러한 선방도 향후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영향 확대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의 급증으로 인해 환율효과 수혜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관련업계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하는 상위 13개국의 8월 자동차판매는 1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월의 미국판매는 27%나 감소해 15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영국도 21% 감소하는 등 9월 들어서 판매감소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거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과 부동산가격 하락, 물가상승 등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에 타격을 줌에 따라 세계 자동차산업에 불황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3분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최고의 가동율률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원·달러환율도 매우 우호적이기 때문에 사상 최고의 분기실적 기록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센터장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밖으로 크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직 그런 조짐은 없지만 미국 및 BRICs수요 감소가 장기화 된다면 현지공장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해 불확실성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 센터장은 "세계 자동차 판매 급락세는 4분기 및 2009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불확실성이 커질 완성차 보다는 경영실적의 가시성이 높은 현대모비스를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박영호 대우증권 수석위원도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특히 내년의 경우 자동차 업계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당장은 차종별 수요에 주문이 밀려 있지만,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면서 해외판매 등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수석위원은 "미국쪽의 경우에는 금융위기의 진통을 겪으면서 금융위기를 어느 정도 헤쳐 나온 상황이지만, 유럽쪽의 경우에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며 "유럽쪽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대되면 결국 러시아와 브릭스 등 이머징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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