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줄이은 등급강등 ‘경고’… 신평사 정기평가 앞두고 떨고 있는 기업들

입력 2020-03-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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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급등 정기평가 시즌을 앞두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 초 정기평가 시즌에는 예년보다 등급 하향 조정 기업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신용평가사 3곳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한신평 5곳(이마트, LG디스플레이, 에코마이스터, OCI, 현대로템) △나신평 5곳(에이유, LG디스플레이, 이마트,OCI, 흥아해운) △한기평 6곳(에이유, LG디스플레이, 현진소재, 에코마이스터, OCI, 흥아해운)등의 신용 등급을 내렸다.

같은 기간 등급이 하향 검토되거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검토된 기업도 △한신평 5곳(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한진칼) △나신평 2곳(한화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기평 3곳(현대로템, 한진칼, 대한항공) 등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신용평가회사들의 정기평가는 해당 기업 결산일로부터 최대 6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결산법인이 12월인 기업은 주로 4~6월에 정기평가가 이뤄진다. 그러나 이미 본격적인 정기평가 시즌이 도래하기 전에 신용등급 하향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등급 강등 쓰나미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전년 연간실적을 기반으로 등급을 산정하는 시기이지만 그사이 진행되는 1분기 실적도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의 실적 저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신용등급이 햐향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

실제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하향 검토를 부여 받은 발행사들은 월초대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 됐다. 스프레드 확대(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아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달 하향검토를 부여 받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스프레드도 월초 대비 각각 30.2bp, 23.8bp 확대됐고, 부정적 전망을 받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확대폭도 21.1bp를 기록했다.

또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더라도 항공, 정유 등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등급감시 하향검토(Watchlist)에 등재됐으며 스프레드 역시 크게 확대됐다. 정유사들 역시 신용도는 매우 우수하나 스프레드가 월초 대비 △현대오일뱅크 18.5bp △GS칼텍스·에쓰오일 19.0bp 등으로 확대됐다.

이성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 언급했던 것처럼 올해 신용등급 방향성은 여전히 하향 기조를 전망한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이 둔화된다고 해도 경기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정적 전망, 등급 하향검토를 받고 있는 업체들과 함께 코로나19의 직접적 타격을 입는 업종의 등급 변동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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