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하긴 인류의 재난은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할리우드 영화 ‘컨테이젼’은 수년 전에 이미 개봉을 하여 ‘5만’이라는 미미한 흥행 성적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코로나19 덕분에 역주행이라는 소문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 지나치게 작금의 현실과 흡사하여 소름이 돋을 정도다. 한국 영화도 만만치 않다. ‘연가시’와 ‘감기’도 한반도를 덮치는 역병과 강력 전염 세균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만간 코로나19 최악의 전개를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질 듯도 하다.
‘킹덤 시즌2’는 이번에도 흥행이 순조롭다. 아니 시즌1보다 더 진화된 내용과 구성으로 조회 수 급상승 중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콕’을 실천해야 할 엄중한 시기이기에 영화관 관람 대신에 넷플릭스 접속이 폭증하고 있다. 오죽하면 넷플릭스가 유럽연합(EU) 권고로 인터넷 정체를 막기 위해 향후 30일간 유럽 내 모든 영상의 스트리밍 전송률을 낮추겠다고 했겠는가.
어떤 작품이든 시즌2는 항상 더 강해지는 관성이 있다. ‘킹덤’도 공간을 궁궐로 옮겨 권력이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곳으로 옮겨왔다. 그래서 창경궁과 창덕궁의 액션신은 세트를 만들어 촬영해야 할 정도로 거칠고 웅장해졌다.
시즌2의 메가폰을 잡은 박인제 감독은 “더 잔인하고 더 고어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말한다. 이번 시즌2는 피갑칠이 난무하기도 하지만 중전(김혜준 역)이 자신의 핏줄로 권력을 이어가기 위한 ‘혈연사수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다.
수많은 좀비의 죽음 뒤에서 권력자들의 암투로 인한 무고한 백성들의 희생이 이어짐은 지금 이 시대 전 세계 위정자들의 행태와도 오버랩되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