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누가 되든 신화’ 서울 강남갑, 김성곤 vs 태구민

입력 2020-03-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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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ㆍ세금 최대현안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갑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22일 서울 강남구 각자의 사무실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통적 보수 텃밭인 서울 강남구가 4·15 총선에서 새로운 격전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고학력, 고소득층이 다수 거주하는 강남갑은 부동산과 세금 등 경제 현안에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꼽힌다.

16대부터 19대 총선까지 민주당 인사들의 불모지였던 강남갑은 20대 총선에선 연고가 없는 김성곤 전 의원(득표율 45.18%)과 당선자인 이종구 의원(54.81%)이 예상 밖 접전을 벌여 이번 총선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납갑은 누가 되든 ‘신화’ 스토리를 쓸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4선 의원 출신인 김성곤 전 의원을, 미래통합당은 정치경력이 전혀 없는 탈북민 태영호(본명 태구민) 전 주영 북한 대사를 내세워서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전통적 보수 텃밭에서 승리한 첫 진보 인사로, 태 전 대사가 뽑히면 첫 탈북민 국회의원이 된다. 누가 되든 ‘최초’ 타이틀을 얻게 되는 것이다.

부산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경기고,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김 후보는 15대 국회에서 전남 여천에 당선된 뒤 19대까지 전남 여수에서 내리 4선을 지내 정치 경력이 풍부한 장점이 있다. 20대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1996년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 당시 한국에 대한 정보누설 혐의로 투옥돼 수감됐던 미 해군 정보국 인사인 ‘로버트 김’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북한 평양 출신인 태 전 대사는 주영 북한 공사로 근무하다 영국 대학에서 공부한 아들이 북한으로 소환될 위기에 처하자 2016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다.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으로 선거에 나선 그는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다. 주영 북한 공사의 2인자였던 태 전 대사는 스웨덴 북한대사관, 덴마크 북한대사관에서 고위외교관으로 근무했었다. 이런 연유로 태 전 대사는 신변 보호를 위해 상당수의 경호 인력들이 근접하고 있다.

김 전 의원과 태 전 대사는 공약은 단연 부동산인데 해법이 이례적이다.

김 전 의원은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으로 보수진영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9일 기자회견에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며 “종부세 대상 고가주택 공시지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려 강남 현실을 세금에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강남 집값 상승은 전국 집값 상승의 요인”이라며 “재건축을 풀어야 집값이 떨어진다. 재건축 공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대사는 ‘자유시장경제’란 거대한 담론을 내세웠다. 그는 “남들이 말이나 글로만 듣고 본 사회주의 경제를 수십 년간 직접 겪었고 사회주의 기획경제의 허구성과 국가 주도 경제의 실패를 눈으로 확인했던 사람”이라며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정책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후보가 현 정부의 세금·부동산 정책과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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