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정치 일번지’ 서울 종로, 이낙연 vs 황교안

입력 2020-03-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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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무총리 대결

▲4·15 총선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단연 서울 종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의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왼쪽)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게 된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는 4·15 총선에서 전국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이명박, 정세균, 오세훈 등 거물들이 승부수를 던진 곳이고 3명의 전직 대통령(윤보선, 노무현, 이명박)이 이곳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상징성이 크다.

종로는 60, 70대 토박이뿐만 아니라 대학가 젊은 유권자도 많아 개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20대 총선에서도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앞선 여론 조사가 많았지만 정작 결과는 정세균 후보자의 승리로 돌아갔다. 또 종로는 정치적 지역차가 큰 곳이다. 서·북쪽인 평창동·삼청동·사직동 등은 보수세가, 동·남쪽인 혜화동·창신동·숭인동 등은 진보세가 대체로 우위를 보이다가 최근 종로의 서남쪽 교남동이 뉴타운으로 조성되면서 이곳 표심을 누가 얻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전직 국무총리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총리가 나섰고, 미래통합당에선 박근혜 정권 마지막 총리였던 황교안 대표가 대결을 신청했다. 여야 대권 주자들이 다투는 만큼 ‘종로 대전’은 ‘미리 보는 대선’이자 이번 총선의 향배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2년 7개월 13일이란 ‘역대 최장수 총리’다. 4선의 관록과 더불어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가 강점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는 광주일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 전 총리는 서울대 법대가 종로구 연건캠퍼스에 있을 당시 대학을 다녔고, 기자 시절 효자동에서 하숙한 적도 있다. 그는 정치부 기자를 거쳐 도쿄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이었다. 이후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서 16대부터 19대에 걸쳐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 전남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1월 총리직 퇴임 후 복당했다.

황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인 만큼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정치 경력은 이제 갓 1년을 넘겼지만, 차분한 말투와 법조인 경력으로 엘리트 이미지가 있다.

서울 용산 출신인 황 대표는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공안 검사로 유명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당시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었다. 정당해산심판 청구인인 대한민국 정부의 법률상 대표 자격으로 통진당 해산심판을 주도했다. 이후 약 2년간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다.

이 전 총리는 경험과 집권여당의 힘을 바탕으로 한 ‘해결하는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정부·여당의 대응 능력을 강조하고 종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총리는 26일 후보 등록을 마치며 "국민이 겪는 고통에 공감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고통을 덜어드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총선 구도를 ‘황교안 대 문재인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여당인 민주당에 밀린다는 지적에는 “야구는 9회 말 2아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황 대표는 후보 등록 후 "나라가 참으로 어렵다. 경제는 폭삭 망했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안보는 불안하고 외교는 고립됐다"며 "바꿔야 산다. 이번 총선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우리나라가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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