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23살 농부 김한나 씨 “농사는 제게 '숙명'이자 ‘소확행’이죠”

입력 2020-03-2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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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농장 매출 줄자 '퍼밀'의 펀딩 프로젝트 '스마일농부 캠페인' 덕에 천혜향 판로 개척”

▲한나농장의 젊은 농부 김한나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잘 나가던 농가도 순식간에 덮쳤다. 외출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자 농가 매출도 덩달아 빠졌다. 식탁이있는삶의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permeal)’은 코로나19로 유통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펀딩 프로젝트 ‘스마일농부 캠페인’을 선보였다.

첫 번째 지원 대상으로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천혜향 농사를 짓는 20대 농부 김한나 씨(23)의 ‘한나농장’이 선정됐다. 김 씨의 할아버지는 국내 천혜향 보급과 상품화에 앞장선 천혜향 1세대 김찬오 농부다. 감귤보다 늦게 수확하는 만감류 천혜향은 3월이 수확 적기지만, 한나농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바람에 납품하던 거래처가 줄어 온라인 판매를 늘려야 했다. 그러던 중 퍼밀과 함께 펀딩을 시작했고, 한나농장의 차세대 일꾼 김 씨가 펀딩 전면에 나섰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유통을 책임지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 씨에게 농사는 숙명이었다. 그는 “농부는 100% 의지로 선택한 직업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장녀니까 농사일 물려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랐다”라며 “그러다 보니 진로를 고민할 즈음 매일 뛰어놀던 집 앞 과수원이 내 집같이 편안하게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일을 물려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진로를 결정한 김 씨는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했다. 졸업 후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농사를 이론으로 배운 만큼 실전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직 농사는 할아버지 소관이다. 할아버지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고 김 씨는 보조 역할을 하며 차근차근 일을 배우고 있다. 그는 “열매솎기, 배수관리, 비료살포, 하우스 점검 등 기술적인 부분부터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 경영적인 측면도 할아버지께 배우고 있다”라며 “할아버지가 안심하고 농사일을 물려줄 수 있도록 제가 농사에 얼마나 애정이 많고, 이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낼 수 있는지 매일 할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퍼밀과 함께하는 펀딩만큼은 젊은 농부인 그의 소관이다. 주문을 확인하고 직접 택배 포장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손을 거친다. 김 씨는 “주문이 100상자 정도만 들어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2배 넘게 팔리고 있다”라며 “이번을 계기로 온라인 판매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론과 현장 경험을 쌓은 김 씨는 올해부터 500평 과수원 농사에 직접 뛰어든다. 그런 만큼 농사를 대하는 책임과 각오가 남다르다. 김 씨는 “천혜향은 외국 품종인데 ‘가을향’ 등 국내 다양한 만감류가 많이 있다. 이를 알리고 상품화하는 데 힘쓰고 싶다. 또 만감류는 크기가 작으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만큼 중간 크기로 고르게 재배하는 법을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제게 농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그 자체다”라며 “정성과 노력을 다해 생명을 키워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자연과 함께 살며 마음에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농사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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