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배 수익률’ 美유가ETN 투자한 해외직구족…청산에 ‘어리둥절’

입력 2020-03-20 19:20수정 2020-03-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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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텍사스주의 한 정유 공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A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저점에 있다고 판단한 국내 투자자들이 유가를 3배수로 추종하는 미국 상장지수증권(ETN)을 대거 사들였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운용 중인 미국 증권사가 해당 상품을 조기 청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종합금융사 씨티그룹은 ‘벨로시티셰어즈 3배 롱 크루드 오일 ETN’(약칭 UWT)과 그 인버스상품인 ‘벨로시티셰어즈 3배 인버스 크루드 오일 ETN’(DWT)을 내달 3일 청산한다고 공지했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은 국제유가가 저점에 있다는 판단으로 유가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을 적극 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뉴욕증시에 상장된 UWT의 경우 국내에 없는 3배수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에 최근 해외직구족들이 급하게 장바구니에 담던 종목이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2주간(9~19일) UWT를 2074만9135달러 어치(약 257억 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뉴욕증시 전체 종목 중 애플, 아마존, 알바벳(구글) 등에 이어 5번째로 순매수액 규모가 컸다.

씨티그룹은 남은 거래 기간의 가격 변동을 반영해서 청산가를 결정하고 내달 3일 고객 계좌에 입금하기로 했다.

문제는 최근 유가가 바닥에 머물러 있고 앞으로도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국내 투자자들은 손실만 보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9일 전 거래일보다 10.15달러(24.58%) 내려간 31.13달러를 기록한 이후에도 지난 18일 20.37달러까지 하락해 여전히 20달러선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바닥에서 헤맬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 속 ‘수요 위축’과 석유 동맹 와해 후 ‘공급 확대’ 우려가 여전히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엄청난 규모 감산이 아닌 이상, 사우디와 러시아가 나서도 당장 초 저유가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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