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됐지만 3일 개천절인 관계로 연휴를 앞둔 국내 금융시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환율시장이 급등하면서 결국 약세로 금융시장을 마무리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미 의회 구제금융안이 통과해도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아지고 있는 점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코스피시장은 외국인의 매도세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했으나 국내 증시는 10.49포인트(0.73%) 상승한 1,450.16으로 출발한 뒤 장초반 1458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꾸준한 매도세에 상승폭을 거의 반납한데다 환율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며 낙폭을 키웠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0.02포인트(1.39%) 내린 1,419.65에 마감됐다.
개인과 기관이 2천226억원, 73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3천18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가 차익, 비차익 모두 매수 우위로 4천202억원을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기관도 사실상 순매도였다.
코스닥시장은 전일대비 8.85포인트(2.01%) 내린 432.1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49포인트(0.56%) 오른 443.44로 출발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약보합세를 보이다 미국 구제금융안의 상원 통과 소식이 전해진 후 오히려 낙폭을 확대했다.
외국인이 38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하락을 주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7억원, 119억원 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거래량은 4억5천143주, 거래대금은 1조1천56억원을 기록했고 상한가 15개를 비롯해 299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11개를 포함한 643개 종목이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은 외화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폭등세를 보였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대비 36.50원 폭등한 1,22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3년 4월25일 1천237.80원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8.00원 오른 1,19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191.50원으로 밀린 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03원 선으로 상승했다. 오후 들어 1,210원 선으로 상승한 채 공방을 벌인 뒤 장 후반 매수세가 강화되자 1,224.0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외국인 주식매도분의 역송금 수요가 환율 상승을 견인했으며 키코 옵션의 청산과 관련 달러화 수요도 유입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천400억 달러를 밑돈 점과 정부가 은행에 대한 외화 직접대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인식됐다.
외환은행 외환 관계자에 따르면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으로 달러화 매수세가 우위를 보였다"며 "외환 스와프포인트가 급락하면서 장 후반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금리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 장외시장에서 국고3년 8-3호는 어제보다 6bp 하락 5.69%에 거래됐다. 국고5년 8-4호는 6bp 내린 5.74%에 호가됐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 수익률은 국고 3년물과 국고 5년물은 각각 5bp씩 내린 5.70%와 5.72%를 기록했다. 국고 10년물과 국고 20년물도 각각 5bp씩 하락한 5.82%와 5.84%에 고시됐다. 통안증권 1년 물은 3bp 낮은 5.91%를, 통안증권 2년물도 5bp 하락한 5.92%를 나타냈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어제보다 19틱 상승한 106.00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과 외국인이 각각 2502계약과 379계약을 순매도하고 있고, 증권회사와 투신사가 각각 2073계약과 853계약을 순매수하고 있다. 전체 거래량은 4만8680계약 수준이었다.
장내시장에서는 국고 3년 지표물이 100억원, 국고 5년 지표물이 200억원씩 거래됐다. 전체 거래량은 50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