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최고위, ‘김형오 측근’ 최홍 강남을 공천 취소

입력 2020-03-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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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주재 최고위 "금감원 제재 전력"…최홍 출마회견 도중 취소 결정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서울 강남을 후보 공천을 취소 의결한 것에 대해 불복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는 16일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서울 강남을에 공천하기로 한 것을 취소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관위가 의결한 공천 결정 내용을 당 최고위가 무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황교안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관위의 강남을 후보 공천 결정을 무효화하기로 의결했다고 심재철 원내대표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최 후보의 공천 취소 결정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ING자산운용(맥쿼리투자자산운용의 전신) 대표 재직 당시 직원의 채권 파킹거래 등으로 2014년 12월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확정되자 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채권 파킹거래는 금감원 제재 대상이다. 채권 거래를 할 때 장부에 곧바로 기재하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결제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익은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이 상호 정산하는 일종의 부외 거래다.

최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이 회견이 진행되는 중에 최고위에서는 공천 취소 의결이 이뤄졌다.

공관위 일각에서는 최 후보 공천에 대한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공천을 재의결한 상태여서 최고위의 '공천 취소' 의결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다시 자청, "공관위가 재심을 통해 확정한 사안을 최고위가 번복하는 건 불법이자 전례 없는 월권행위"라며 "이런 결정은 번복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최 후보는 공관위가 문제 삼은 채권 파킹거래 사건에 대해 "임원의 잘못에 대해 경영자의 관리책임을 진 것이지 제 개인 비리나 범법은 없었다"며 "검사 출신 공관위원이 심층 검증을 마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형오 공관위원장과의 사적 관계가 공천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양아들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저는 부모가 없어 나이 들어서나마 아버지가 있어 뿌듯하다"면서도 "제가 그분의 후계자였다면 이미 19대 총선 때 양탄자를 깔고 국회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당 최고위는 이날 공관위가 제출한 지역구 후보자 결정 34건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를 하지 않고 공천을 확정했다.

이들 안건에는 현역인 권성동(3선)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된 강원 강릉 지역구도 포함됐다. 권 의원은 컷오프에 강하게 반발했으나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 의원은 재의 요구가 불발됨에 따라 이날 오후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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