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만 '한 가득' 은행株...투자하기 꺼려지네

국내증시에서 은행주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악재는 점차 쌓여가고 있어 은행주 투자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지난 수 년간 자금 조달이 만만치 않은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대출자산을 늘린 결과 현재 자금조달 비용만 천정부지로 오른 것을 감수해야 했고 수출업체의 선물환매도에 무리하게 대응하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맞물리면서 단기 외화 유동성 유지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다시 말해 과잉 성장이 은행들의 수익성과 차주의 유동성을 동시에 압박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가 전날(1일) 국내 4대 은행의 재무건전성(BFSR)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은행채와 국고채 스프레드(1년 만기 기준)는 177bp로 올라왔고 CDS 프리미엄 역시300bp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들이 현재 자금 조달 시장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되려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며 빌리는 쪽과 빌려주는 쪽 사이에서 대내외적 악재를 두루 반영한 딜레마를 안고 있어 조만간 종목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차이나쇼크 직후 기업은행과 지방은행들은 '중소기업 우산론'을 앞세워 이들에게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고 다행히 경기 회복과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성공한 전략으로 평가 받았지만 현 상황은 당시와 다르다"며 "국내 경기는 침체의 골이 더 깊어졌고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도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은행권은 건설사에 만기를 연장하고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 그렇지 않아도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PF에만 20조원의 자금을 더 집행해야 하는데 현금 지출이 너무 많아졌다"며 "전날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대책 역시 은행이 결국 자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래저래 악재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주가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측정시 분명 매수 구간이 분명하지만 은행주를 둘러싼 금융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구제금융의 지연 및 환율상승→거래업체의 KIKO 관련 손실→손실 기업들의 재무제표 악화→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시중 은행들의 이익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에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PF 대출과 건설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와 관련해 "경기 둔화로 내수업종과 건설업종에 대한 건전성의 악화 가능성이 있고 수출기업의 경우에도 KIKO 관련 손실로 인한 재무제표의 악화 가능성이 존재, 올 하반기 대손비용 증가와 고정이하 여신 비율과 요주의 여신 비율의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파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소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자와 같은 고정 급부를 다소 포기하고 일정부분 시장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 과연 득이 될 것이냐는 판단에 비춰본다면 중소기업 종합지원대책은 궁극적으로 은행의 신용리스크를 더욱 확대시킬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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