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 증시 폭락에도 꿋꿋이 버틴 국내 금융시장이 1일 미 증시 급등에도 불구하고‘정중동(靜中動)’한 하루였다. 미국 구제금융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한편으로는 자금시장에서 외화 유동성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주식시장에서 눈에 띈 것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숏커버링(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재매수하는 것)이 일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율은 급락하며 진정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CD 금리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 추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긴 호흡으로 금융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스피시장은 미 증시 급등으로 5.34포인트(0.37%) 상승한 1453.40으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장 중 한 때 1430선까지 하락하다가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결국 8.39포인트(0.58%) 하락한 1439.67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2333억원을 팔았고 외국인도 107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이 348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상승 종목수는 상한가 8개를 포함 395개, 하한가 1개를 포함해 406개 종목이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5.38포인트(1.22%) 상승한 446.15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와 개인과 기관의 매수 공방으로 나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458억원의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198억원, 222억원 순매수했다. 상한가 23개를 포함 55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를 포함 393개 종목이 내렸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조치가 최소 3개월 정도 이어질 것”이라며 “대형주 중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에 대한 숏커버링이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미 금융구제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떨어졌다. 지난 달 22일 이후 7거래일 동안 쉼 없이 오르던 환율은 8거래일만에 하락한 것으로 결국 118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상원이 구제금융안에 대해 표결을 부치기로 했다는 소식과 수출업체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채권시장은 단기 금리 급락에 따른 경계 매물 출회로 사흘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지난 이틀 동안 30bp 하락했던 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장이 만들어지면서 금리가 오름세를 탔다. 채권 장외시장에서 국고3년 8-3호는 어제보다 6bp 상승한 5.8%에 거래됐다. 국고5년 8-1호는 3bp 상승한 5.81%에 호가됐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 수익률은 국고 3년물은 1bp, 국고 5년물은 2bp 올라 각각5.75%와 5.77%를 기록했다. 국고 10년물과 국고 20년 물은 각각 1bp와 2bp씩 상승한 5.87%와 5.89%에 고시됐다. 통안증권 1년 물은 2bp 높은 5.94%를, 통안증권 2년물도 2bp 상승한 5.97%를 나타냈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어제보다 8틱 하락한 105.81에 거래를 마쳤다.
장내시장에서는 국고 3년 지표물과 국고 10년 지표물이 각각 100억원과 200억원씩 거래됐다. 국고 20년 지표물은 100억원 어치 사과팔렸다. 전체 거래량은 41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