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산 금융부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제254차)는 지난해 3월 중앙회장의 연봉을 50% 증액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전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 지적과 상임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무작정 내린 이사회의 의결은 그해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개선 조치를 받았고, 중앙회장의 연봉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행안부는 ‘2019년 정기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 결정에 대해 “회장 보수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보수 산정 근거 마련 등 내부 검토 과정 없이 이사회 의결에 이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회장 보수 결정 과정에서 중앙회의 내부통제 기능이 제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명시했다. 사실상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사회가 내린 회장의 연봉 인상은 전년도에 이뤄진 제도개선과는 정반대의 결정이었다. 바뀐 제도는 박 회장을 상근 이사직에서 비상근 이사직으로 바꾸고, 중앙회장에게서 ‘신용공제운영권’과 ‘지도감독권’을 떼어 버렸다. 경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자연스럽게 회장의 연봉도 내려가는 것이 바뀐 제도가 의도하는 바였다. 그런데 중앙회 이사회는 제도개선 의의에 귀를 닫고, 선출 권력에 충성했다.
그때의 얘기를 반복하자는 것은 아니다. 당시 중앙회의 이사 중 한 명이었던 권광석 신용공제 대표가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권 내정자는 중앙회의 초대 신용공제 대표이자, 상임이사로서 책임의 무게가 적지 않았다. 그런 권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행장으로 선임되면 이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아니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앞으로 권 내정자가 우리은행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안을 25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DLF) 사태에 대한 CEO 징계안을 냈고, 이후 ‘우리금융 이사회’는 그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