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경영애로자금, 신용등급보다 현재 체납 상태가 중요
#종업원 3명과 함께 김밥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으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경영애로자금을 신청하려는데 낮은 신용등급이 마음에 걸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A 씨의 신용등급은 10등급 중 8등급이다. 다만, 최근에 체납액을 정리해 현재 연체한 국체ㆍ지방세는 없다. A 씨는 자금을 받을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 자금을 두고 채무가 있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이 고민하고 있다. 소진공이 소상공인에게 최대 7000만 원까지 연 1.5%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경영애로자금은 직원 5인 미만, 매출이 작년보다 10% 이상 줄어든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직원 5인 이상의 중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은 낮지만, 현재 상태에서 체납액이 없는 A 씨는 결과적으로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소진공에서 ‘소상공인 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 또는 신용·부동산 담보 평가, 이후 시중은행의 대출 실행이 이뤄진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주의’에 해당하는 8등급이더라도 누구는 받을 수 있고, 누구는 못 받을 수 있는데 그 기준이 현재 연체 여부”라고 설명했다.
즉 똑같은 8등급이어도 현재 국세ㆍ지방세를 체납하거나 소유 부동산이 가압류 된 사람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8등급보다 더 낮은 신용등급이더라도 최근 연체를 다 갚고, 신용등급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중진공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은 계속 기업으로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중진공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받는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을 자체적으로 13단계로 구분한다. 가장 높은 1등급, 가장 낮은 13등급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중진공 관계자는 “신용등급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성과 사업성”이라며 “신용등급이 높다고 대출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낮다고 더 안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긴급경영자금을 신청하고 탈락하는 기업도 종종 나온다”며 “작년 매출이 0인 좀비기업이거나 경영상 실패가 명확히 드러난 경우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즉, 기업으로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상환 역량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다는 말이다.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계속 기업으로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라면 자금 지원이 어렵다. 다만, 중진공은 이 같은 평가 모형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4개 기관 소진공, 중진공, 지역신보, 기술보증기금의 코로나19 관련 정책 자금 신청 건수는 총 11만988건, 규모는 5조2392억 원에 달했다. 기관별로는 △소진공(6만8833건, 3조5977억 원) △지역신보(4만1143건, 1조3589억 원) △중진공(773건, 2411억 원) △기보(240건, 416억원)의 순서로 소상공인 수요가 다수를 차지한다.
현재 기준 집행 규모로는 1만217건(신청 대비 9.2%)에 4667억 원(신청 대비 8.9%)이다. 기관별로는 △소진공 3726건에 1648억 원 △지역신보 5980건에 1874억 원 △중진공 331건에 829억 원 △기보 180건에 316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