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경제 추락 경고, 비상한 정책이 안보인다

입력 2020-03-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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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한국과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8일 내놓은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평가’에서 최악의 경우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165억3100만 달러(약 19조7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이 1%포인트(P) 떨어지고, 고용도 35만7000명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온통 비관적이다. 운송서비스업 피해가 가장 커, 생산액이 최대 2.41% 줄고, 호텔·외식·기타 개인서비스 생산이 2.1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과 광업 분야도 1.51%, 기업·무역·공공서비스 1.00%, 경·중공업 및 공공사업·건설업 0.67%의 손실이 예상됐다.

ADB의 최악 시나리오는 중국 여행 금지와 내수 감소가 6개월간 이어지고,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3개월간 지속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중국 내 소비와 투자, 한국의 소비도 각각 2% 줄어드는 것을 전제했다. 이런 상황으로 갈 공산이 크다. 한국 내 코로나 사태는 50일째로 접어들고, 확진자 수가 7000명을 훌쩍 넘었다. 언제 진정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문제는 사태가 더 악화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의 양상으로 진행되고 각국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블룸버그는 8일 보고서에서, 코로나 충격으로 글로벌 GDP가 올해 최저 1870억 달러에서 최대 2조6810억 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가 가장 클 때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져 3분기까지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하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유로존·일본 등의 경제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글로벌 경제성장률도 0.1% 수준까지 떨어진다. 블룸버그는 팬데믹이 통제되지 않으면, 이런 최악의 전망도 오히려 낙관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경제 피해가 얼마나 클지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과 글로벌 경제 후퇴는 수출에 직격탄이다. 소비마저 멈췄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동향 발표에서도 2월부터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2월 하루 평균 수출액이 1월보다 12.2%나 줄었고, 전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75에서 65로 급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에서 96.9로, 기업투자심리도 95.5에서 89.5로 하락했다.

경제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갈수록 멀어지고 불확실성만 증폭한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는 이미 역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가져올 충격은 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난국을 헤쳐나갈 비상하고도 창의적인 정책과 속도 있는 집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그런 정부의 리더십이 미덥지 않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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