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셀 코리아’ 지속…나흘간 2.8조 원 ‘팔자’

입력 2020-02-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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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집중…“코로나19 변곡점 확인 필요”

▲코스피가 이틀째 급락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국내 증시에서 3조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셀코리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때 변곡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09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간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2조8411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날인 26일에는 하루 만에 8761억 원어치 매물을 쏟아내며 일별 기준으로 지난 2013년 6월 13일(9551억 원) 이후 6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따라서 외국인은 2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코스피ㆍ코스닥)에서 누적 3조88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게 됐다.

‘팔자’ 세는 대형 IT주에 몰렸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조3317억 원어치다. 또 SK하이닉스를 3936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총 1조7253억 원어치를 시장에 쏟아냈다.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연초 상승 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일제히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 주문을 내고 있단 것이다.

발병 초기 중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코로나19는 최근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중국 외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아울러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함에 따라 시장은 추가적인 하락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간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로 정책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는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연일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48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6일에는 외국인이 8억 원 넘는 매물을 쏟아낸 가운데, 개인은 7847억 원어치를 받아내기도 했다.

시장은 지수 반등 시점이 언제가 될지를 점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회복하려면 코로나 관련 추이에서 ‘굿 뉴스’가 나와줘야 한다”며 “이번 주나 다음 주 내로 확진자 숫자가 추가로 늘지 않고 증가세에 변곡점이 형성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책 대응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추경 이후 투자심리가 진정되고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증시에 다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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