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 코로나19로 수출 상승세 발목 잡히나…상반기 매출 부진도 우려

입력 2020-0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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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전시회 취소ㆍ 중국 공장 가동 불가ㆍ 수출계약 지연 등 악재 겹쳐 비상 상황

▲키메스 2019 전시회 모습 (키메스(KIMES))
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굵직한 국내외 전시회들이 줄줄이 취소됨과 동시에 해외 41개국이 한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입국 금지 수위를 올리는 가운데 수출길 역시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의료기기 산업 수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 이마저도 원점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우려가 높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수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보건산업 수출액은 146억달러(약 17조3000억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19.4%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의료기기는 36억 달러(약 4조원)로 14.1% 증가했다. 수출 국가는 미국(7296억원), 중국(6080억원), 독일(2432억원) 순이었으며, 이집트, 스페인, 멕시코 등 신규 수출 국가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국내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국제의료기기 전시회 ‘키메스(KIMES)’와 아시아 최대 보건의료박람회로 꼽히는 ‘메디컬코리아(Medical Korea)’의 취소가 결정돼 기업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최신 의료 산업 트렌드를 소개하는 키메스와 참관객만 3000명이 넘는 메디컬코리아는 기업별 신제품 소개 및 한 해 매출의 시작을 결정짓는 기회의 장으로 꼽혀왔다. 이에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전시 취소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키메스 전시를 준비해 온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그 동안 준비해 온 계획들이 틀어지며 상반기 매출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코로나 감염 우려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다 직원들의 감염 우려로 업무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내심 전시를 통한 마케팅효과를 기대했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키메스(KIMES))

문제는 코로나19로 내수 시장만 꽉 막힌 것이 아니라 해외 수출 계약 등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3월 중 제품 계약을 위해 미국행 항공권까지 예약했는데 해당 기업에서 시기를 미루자는 연락이 왔다”라며 “상반기 계약 체결이 미뤄지며 올 한해 험난한 상황이 예상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다 더 큰 문제는 중국과 관계를 맺어온 기업들이다.

중국 현지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근로자 안전 문제로 당국의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사가 끝나고 허가가 나와야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비상 대기중이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 의료기기 기업 대표는 “현재 중국 공장가동 허가도 순번이 있어서 무작정 기다리는 곳들이 태반인데다 공장이 돌아간다 하더라도 전체 운영의 3분의 1 수준만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12월 주문 제품도 4월 완제품 출시가 미지수일 정도”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특히 부품 생산도 차질이 빚어지다 보니 중국 부품을 쓰는 체온계의 경우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이 기존 가격보다 높게 책정해 물량을 잡아놓고 있지만 해결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참작해 해외 바이어들과 화상 상담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기업들은 현 상황에서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국내 주요 전시가 취소되면서 후속 상황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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