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지난주 연중 최저치로 급락한 이후, 5일 연속 반등 흐름을 이어가 1500선을 회복했다. 지난 8월 25일 이후 딱 한달만에 15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지난 한달 동안 미국의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도산위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AIG를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위기 등 극심한 불안심리 속에 글로벌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대내적으로도 외국인 보유 채권만기가 집중 도래함에 따라 9월 대란설로 불안감이 극에 달했고 그 과정에서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다행히 미국 정책당국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에 나서고 AIG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등 대형 금융기관들의 향방이 가닥을 잡아가나고 다른 금융기관들도 합병을 통해 회생을 모색하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정부가 7000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자금 투입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로 하면서 일단 금융시스템 붕괴의 우려에서는 빗겨나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단기자금시장 경색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을 넘어서는 등 불안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코스피가 1500선을 회복한 것은 일단 미국의 정리신탁공사(RTC) 설립 등 전향적인 조치들로 시스템 붕괴 우려는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라며 "아직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고 RTC의 유용성 문제 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는 만큼 일단은 안도랠리의 성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안도랠리의 연장 또는 향후 랠리의 성격변화 여부의 열쇠는 역시 미국이 쥐고 있다는 판단된다"며 "그동안 미국발 악재로 국내증시가 급락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금융불안이 고비를 넘어서야 코스피 1500선에 안착하고 추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 연구원은 "코스피 1500선 회복으로 종목별 가격갭 줄이기 시도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조정이 나타나더라도 당분간은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낙폭과대주 중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 유입 가능 종목군 등을 중심으로 한 매매전략도 좀 더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1500 안착을 위해서는 적어도 하락세를 보이는 미 증시의 반등, 국내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의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전일 장중 1160원대를 돌파한 점과 국내 신용스프레드가 계속 확대되는 등 국내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미 증시 불안시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반등 장세에서도 종목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고 있는 만큼,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며 "낙폭 과대주 및 수급개선 종목으로의 집중이 단기수익률 제고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단기 릴리프 랠리의 목표치는 1550~1600선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따라서 지수가 추가적인 상승으로 목표치 밴드에 진입한다면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일부 비중을 축소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진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종목별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공매도 규제와 관련해 외국인의 쇼트 커버링으로 수급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글로벌 구조조정의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는 반도체(삼성전자), 자동차(현대차)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