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국 증시가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증시 투자전략으로는 IT 중심 저점 매수를 추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미 증시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발표된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 여파로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 마감 후 발표된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전일에 이어 오늘도 공포감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임상 중이며 결과는 3주 안에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발표한 점, 한국의 확진자 급증이 역학적 변화가 아니라며 관리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공포감을 완화 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관세청은 오늘 20일까지의 수출입 통계를 발표한다. 설 연휴가 작년에는 2월에 있었던 점을 감안 기저효과로 전반적인 수치는 양호할 수 있으나 일평균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한국의 대 중국 수출 둔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기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특히 후베이성이 3월 10일까지 공장을 멈출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중국내 공장 가동률 개선 기대가 낮아진 점도 부담이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하나 미 증시와 달리 밸류 부담이 일부 종목에 국한되었다는 점을 감안 낙폭 축소 기대가 높다. 더 나아가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하다는 점, 중국 정부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은 물론 브라질 등 신흥국 각국의 부양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는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한국의 경기 부양 정책 기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다음주(2월 24~28일) 코스피 주간예상밴드는 2150~2240포인트로 제시한다. 상승 요인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 △반도체 업종 이익 추정치 상향 등이다. 또 하락 요인은 △코로나19 중국 외 아시아 지역 확산세 등이다.
IT에 유리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10년 실질금리(명목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율 간 차이)는 –0.08%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채권 수익률에 반영하는 것이다.
낮아진 실질금리에 대한 부담은 차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은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최근 신고가 경신 랠리는 IT 섹터 기업들이 견인했다.
미국 대형 IT 기업들은 과거보다 현금은 풍부해졌으나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해있다. 금리 하락 기대 국면에서 IT 섹터가 여전히 유리한 이유다.
미국 IT 주가 상승은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이다. 코스피200 IT와 S&P500 IT 상관계수는 2010년 이후 0.9를 웃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미국 주식시장 IT가 주도력을 유지한다면 국내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선물 매수 포지션 축소는 향후 대형주 상승 속도 둔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다만 과거 감염병에 따른 주식시장 영향은 단기 이슈에 그쳤고 IT 펀더멘탈 개선, 각국의 부양정책 기대감을 고려할 때 주식을 매도하기 보단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 주식시장은 감염병 확진자 고점 통과와 통화정책 효과에 따라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른 신흥국 주식시장을 향한 패시브 자금 유입이 국내 주식시장 현물 수급 유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IT를 중심으로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현지시간 19일 달러 인덱스(DXY)가 99.7포인트를 상회했다. 100포인트를 눈 앞에 두면서 달러 강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강해져 글로벌 주식시장이 둔탁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금의 강달러 현상이 온전히 안전자산 선호심리만 반영한 것일까? 그렇진 않다고 본다. 물론 코로나19에 의한 심리 위축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유로화 편중에 따른 왜곡이 달러 인덱스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총 6개국 통화로 구성된다. 각 통화 비중은 각국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중 유로화 비중은 57.6%에 이른다. 결국 달러 인덱스는 유로화 가치 변화에 따라 급변하게 된다. ECB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유로존 경제대국인 독일 경기가 침체 국면임을 감안하면 유로화 약세로 달러화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는 달러 인덱스의 왜곡 정도를 점검하기 위해서 추가로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BBDXY)와 블룸버그-JP모건 아시아 달러 인덱스(ADXY)를 살펴봤다. 전술한 두 인덱스의 특징은 기존 인덱스 대비 구성 통화 비중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아시아 통화 가치의 변화를 기존 인덱스보다 왜곡없이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유로화 비중이 기존 달러 인덱스 대비 1/3 수준이고(비중 32.7%), 한국 원, 중국 위안, 인도 루피 등이 추가된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는 상승 기울기가 이전 인덱스보다 완만하다. 또한 전 고점을 상회하지도 않았다. 달러 강세를 우려하기엔 아직 여유가 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달러 인덱스에선 유로화를 완전히 배제하고 중국 위안, 홍콩 달러, 인도 루피, 한국 원 등 아시아 통화만 인덱스에 포함한다. 최근 추이를 보면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긴 하다(인덱스 하락 시 달러 강세 의미).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기록한 저점과는 거리가 있다. 아시아 통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최근 달러 강세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것이란 걱정이 일부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추가로 확인한 두 달러 인덱스를 통해 강달러 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 외국인의 자금 유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다소 부족하지만, 그렇다 해서 과잉 해석을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일시적으로 1,2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그게 추세적 현상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당사 경제팀의 올해 환율 전망을 감안하면 향후 1년간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에서 박스권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외국인 수급은 단기적으로 경미한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추세적 순매도 물량의 출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