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가능 논쟁' 가열…"실제 피해사실 증명 어렵다"
GS칼텍스의 사상 최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진 후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승소가 어렵다는 주장이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각종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여러 건의 소송인단 모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국내 정보유출 피해자 모임을 중심으로 GS칼텍스 소송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승소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보유출 피해자 모임 카페 중 최대규모인 '명의도용피해자모임'은 GS칼텍스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정보수집과 검토를 진행한 결과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는 피해발생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GS칼텍스 사건의 경우 기존 정보유출 사고처럼 해킹 등을 통해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 아니라 내부자가 고객정보를 빼내 DVD에 담았고, DVD를 발견했다고 신고한 사람도 용의자와 공모를 진행했던 한사람이여서 고객정보가 실질적으로 외부에 유출됐다고 보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모임 회원인 아이디 '양의검군'은 "민사상 손해배상은 원고쪽에 피해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실제로 판매행위가 일어난 것도 아니고 이슈화해서 값어치를 높이려다가 자멸한 케이스"라며 "피해입증도 어려운 만큼 사실상 승소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 카페는 1018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올해 2월 옥션 사건을 계기로 결정됐으며, 현재까지 회원수만 33만명에 육박한다. 이 카페가 주체가 돼 소송에 나설 경우 현재까지 제기된 소송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소송금액이 예상됐다.
반면 GS칼텍스측이 실질적인 정보 유출이 안됐다는 증명을 하기 어려운 만큼 승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GS칼텍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남강의 이장호 변호사는 '유출'은 불특정대상자가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능한 상황으로 바뀐 것 자체를 말하는 만큼 승소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출사건 이후로 스팸문자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늘었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 싱정이고, 또 범인 중 일부가 개인정보를 저장한 엑셀 파일이 담긴 USB(이동식 저장디스크)를 남자친구에게 건네줬다는 등의 수사상황을 종합해볼 때 2차 유출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유출로 인해 피해가 없다는 것을 GS칼텍스가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만큼 충분히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금까지 제기된 GS칼텍스 사건 관련 집단 소송은 강모씨 등 피해자 5730여명이 1인당 100만원 씩 총 57억3000만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