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한판 붙자…비빔면ㆍ불닭 라인업 확대로 세계 무대서 경쟁

입력 2020-0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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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비비크림면 (팔도)
▲불닭시리즈 (삼양식품)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로 한국 라면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라면은 수출 효자상품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라면의 원조로 불리는 일본 라면에 밀린 2인자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기생충’의 아카데비 4관왕 수상을 계기로 한국 라면의 위상까지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짜파구리 레시피 등의 유튜브 동영상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고 짜파구리 제조사인 농심은 짜파구리를 정식 제품으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최근 몇 년간 신라면 건면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진짬뽕과 미역국라면을 선보인 오뚜기와 불닭시리즈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은 삼양식품의 공세에 밀려 60%를 넘나들던 시장점유율이 50% 초반까지 하락하며 시장 독점적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기생충’의 낭보로 농심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불닭시리즈와 짜파구리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한국 라면도 안방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경쟁할 채비가 한창이다. 이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무모한 도전 대신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팔도는 ‘비빔면’에 크림분말스프를 더한 ‘팔도BB크림면(이하 BB크림면)’을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팔도의 대표 제품인 비빔면은 지난해 ‘괄도네넴띤(팔도비빔면 매운맛)’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한 데 이어 두 번째 확장판을 내놓은 것이다.

‘BB크림면’은 매콤한 비빔장과 고소한 크림을 더한 소스가 특징이다. 팔도는 제품 출시를 기념해 최근 신제품 M 퍼펙트 비비 크림을 내놓은 에이블씨엔씨 ‘미샤’와 손잡고, 온라인몰 ‘11번가’를 통해 기획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심양식품의 불닭시리즈는 가장 많은 라인업을 갖춘 브랜드다.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라면을 넘어 스낵, 소스 등 총 20종의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불닭시리즈는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공략한 결과 2017년부터 해외 매출이 내수를 넘어섰다. 불닭시리즈는 매년 5억 개 이상 판매되는 한국 대표 라면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 80% 이상이 불닭 브랜드다.

불닭시리즈의 인기로 삼양식품의 매출은 2015년 3000억 원을 밑돌았으나 2018년 4693억 원, 지난해 5400억 원까지 증가했다.

농심은 대한민국 대표 라면으로 불리는 신라면을 신라면 블랙과 신라면 건면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앵그리 너구리 RtA’를 내놓고 너구리 라인업도 확대했다. 신라면 건면으로 건면 수요가 높아짐을 확인한 후 짜왕 건면도 내놨다. 최근에는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보며 짜파구리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기존 스테디셀러에 대한 재해석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이 과거에는 기호성이 크게 높지 않는 저관여상품으로 분류됐지만 점차 고관여상품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신제품보다는 익숙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며 “익숙한 기존 제품을 조금 변형함으로써 색다름을 제공하는 기존 제품의 라인업 확대가 최근 들어 늘어나는 것도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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