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신용불안에도 스마트머니는 바쁘다

입력 2008-09-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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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시장이 미국 증시가 이틀째 하락했음에도 불구 '버핏효과'에 힘입어 나흘 연속 오르며 1500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3일)는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구제책에 대한 의회와의 마찰과 구제금융 방안의 실효성 의문으로 주요 지수가 1% 이상 내렸습니다.

소폭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데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금융위원회의 공매도 관련 규제책 마련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북돋우며 상승반전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61p(0.99%) 오른 1495.98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인이 8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관망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8억원, 97억원 매수우위로 대응했습니다. 외국인은 장중 한때 현물 순매수 규모를 1천6백억원대까지 늘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최근 2개월래 최대규모인 7815계약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미결제약정이 1538계약 증가하는데 그쳤고 대규모 선물매도에도 불구 베이시스가 오름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시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는 지수 하락을 겨냥한 신규매도보다는 최근 금융당국의 공매도 규제 움직임에 위축된 외국인의 숏커버링(현물매수-선물매도) 관련 매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307억원)를 중심으로 3604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美증시가 급락했던 전일 추분절 휴장에 들어갔던 일본증시는 장중 1.5% 가까이 밀리다 0.20% 오름세로 마감했고,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0.69% 상승하며 2200선을 회복했습니다.

유동성 위기 관련 그룹株 강세

유동성 위기설과 함께 자금난을 겪어온 C&그룹주들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 기대감으로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C&상선을 비롯해 C&우방, C&우방랜드, C&중공업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한때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렸던 두산(8.12%), 두산인프라코어(5.61%), 두산중공업(4.78%), 금호산업(14.44%) 등 두산•금호그룹주들 역시 동반 급등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두산그룹주들의 강세 영향으로 기계(3.67%) 업종의 상승폭이 컸고 증권(3.16%), 화학(2.24%), 음식료품(1.99%), 운수장비(1.43%), 전기전자(0.98%) 업종이 올랐습니다. 반면 은행(-2.10%)과 철강금속(-0.98%), 전기가스(-0.55%), 종이목재(-0.51%) 업종은 내렸습니다.

코스피지수가 1% 가량 올랐지만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등락은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0.71%)와 현대중공업(1.82%), SK텔레콤(1.24%), 현대차(-0.41%), LG전자(2.35%), KT&G(2.89%) 등이 오른 반면, POSCO(-1.27%)와 한국전력(-1.11%), 신한지주(-0.89%) 등은 내렸습니다.

내달 10일 KB금융지주로 재상장되는 국민은행은 거래정지 기간동안의 리스크 부담으로 5.55% 급락하며 은행업종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LED테마 대장주 서울반도체(5.77%)가 이틀째 상승했고, 코미팜(4.32%), 태웅(3.23%), NHN(2.17%), 다음(2.05%) 등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합병물량 상장으로 단숨에 시가총액 5위로 올라선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및 신주물량 부담으로 가격제한폭까지 밀리며 코스닥지수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IPTV 서비스 본격 시행을 앞두고 셀런, 토필드(이상 상한가), 휴맥스(6.33%), KTH(1.25) 등의 IPTV 관련주들이 대거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그 밖에 롯데그룹 회장의 조카가 지분을 취득한 네오웨이브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매도 규제 강화

공매도가 세계 금융시장의 과도한 패닉을 부추겼다는 인식 아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금융당국들이 앞다퉈 공매도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정부도 시가총액 상위주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단행된 공매도 규제에 발벗고 나설 태세입니다.

정부는 내달 13일부터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 관련 규정 개정 등을 거쳐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최근 20영업일간 공매도 금액이 코스피시장에서 총 거래액 대비 5%(코스닥은 3%)를 초과한 종목에 대해 10영업일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공매도 냉각기간을 두기로 했고, 10거래일 이후에도 한도를 초과한 종목은 공매도액 비율이 한도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공매도 금지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이번 규제방안에서 설정한 공매도 한도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36개 코스피 종목과 9개 코스닥 종목이 금융위가 공매도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규제 강화 조치가 당장 공매도 세력에 적지않은 심리적 부담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융위는 대차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증권예탁결제원 등과 협의를 거쳐 대차거래의 담보비율을 현 90~110%에서 140%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고, 증권사들이 적격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의 공매도 주문 처리시 사후결제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토록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내달 중에 대차거래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증권예탁결제원 등에 분산된 대차거래 정보를 증권업협회에 집중시켜 공매도 관련 공시도 강화하고, 공매도 관련 규정을 위반한 증권사에 대해선 경고 등 제재 조치하고 공매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도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공매도 세력에 의한 수급붕괴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완화될 수 있는데다,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청산 매수에 따른 수급개선 효과가 국내증시의 하방경직성을 키워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머니 본격 유입 신호탄

美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구제금융안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구제금융안이 의회를 조기에 통과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금융불안감이 뉴욕증시를 다시 괴롭히고 있습니다.

당초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의회는 구제금융의 시급성을 수긍하면서도 자본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사안일 수도 있는만큼 최소 일주일 이상의 체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발 신용위기에 비교적 노출이 적은 일본ㆍ중국 등의 자금여력이 풍부한 금융기관들은 헐값으로 글로벌 투자은행을 인수하는데 부산한 모습들입니다.

노무라증권이 잰걸음으로 리먼브러더스 아시아사업부 등 미국 투자은행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일본 3위 은행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은 골드만삭스에 수천억엔의 투자의사를 타진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신용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자면 아직도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수익모델이 탄탄함에도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처해 바겐세일 중인 우량기업들은 경쟁업체나 장기 가치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우량기업들을 긴 포석으로 헐값에 사들이는 스마트머니가 최근들어 세계 금융시장에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렌버핏이 IB업계 1위 골드만삭스 투자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금융주를 경계하던 워렌버핏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IB 투자에 나선 것은 (신용경색이 당분간 지속되더라도) 지금가격보다 더 싸게 우량 금융주를 매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 하겠습니다.

워렌버핏의 골드만삭스 투자는 밸류에이션 매력에 공감하면서도 매수를 주저하던 가치투자자들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바닥권 확신에 있어 美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보다 더 큰 신뢰를 안겨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날 국내증시의 강세는 워렌버핏 효과로 장중 나스닥 선물이 24포인트 이상 급등한 영향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뉴욕증시의 반등을 선반영했다는 점과 1500선과 1520선(60일선 부근)의 저항이 녹록치 않고 단기 골든크로스 반락 성격의 숨고르기를 거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점을 매매에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컨대, 미국의 구제금융 지원책 의회 승인 지연 우려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국내증시가 1360선에서 시작해 단기간 가파른 안도랠리를 펼친만큼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매수템포를 조절하고 무리한 단기 매매를 자제해야 하겠으나, 스마트머니의 발빠른 유입과 함께 신용위기 최악의 국면은 통과한 것으로 봐도 무난하다는 판단입니다. 신용악재에 점차 내성이 생겨나고 있고 배당투자 수요가 4분기들어 구체화될 수 있는만큼 긴 안목에서 저평가 우량주, 실적개선주를 모아가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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