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적어 편하시겠다” 정세균 ‘실언 논란’에 갑론을박

입력 2020-02-14 21:2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일정 함게한 상인도 페북글 통해 반박…“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적 농담”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을 만나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다”고 한 발언이 ‘실언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정 총리가 지난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찾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동인구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정 총리는 “저희가 원래 (손님이) 많은 편인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손님이 줄었다)”는 한 상인에게 “요새는 좀 줄었죠? 금방 또 괜찮아질 것”이라며 “그간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가지고 조금 버티셔야지”라고 위로했다. 한 음식점에서는 종업원에게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시니까 편하시겠네”라고 농담조로 말을 건네기도 했다.

정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손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튿날 야권에서 쏟아졌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심을 몰라도 이렇게 모른단 말이냐”며 “일국의 국무총리가 서민들의 고통에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자영업자의 면전에서 대수롭지 않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권성주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민생탐방 응원 쇼인줄 알았더니 민생염장 막말 쇼였다”며 “정 총리의 상인 조롱발언은 경제 폭망에 '우한 폐렴' 확산 이중고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상인을 세 번 죽이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정부와 여당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에도 비판이 제기됐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국민들의 아픔에 무감각한 태도였고 자영업자들의 현실에 대한 이해도, 감수성도 없는 몰지각한 언행”이라며 “정 총리의 의도는 농담이었을지 모르지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발언들이 논란이 되자 정 총리도 해명에 나섰다. 그는 14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조금 장사가 되지 않더라도 곧 바빠질 테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생각하시라는 뜻에서 농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편하시겠네’라는 말을 건넸던 음식점 종업원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되기 전에 회사 다닐 때부터 알았다. 엄청 좋아한다’고 친밀감을 표했다. 나도 반가워서 편하게 해드리려는 뜻에서 농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정을 함께한 소상공인들도 논란에 반박하며 정 총리를 거들었다. 서대문구 소상공인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의 내용 중 사실이 왜곡되게 전달돼 국민에게 엉뚱한 오해를 낳고 있어 그 부분을 바로 잡으려고 글을 올린다"면서 “일하는 직원에게 근무강도가 약해져서 편하겠다는 노동자 입장에서의 일상적인 (대화)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내고 대응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총리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건 악의적인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대화의 한 구절만 도려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