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혔다" 대기업 5곳 중 3곳 '코로나19'로 경영 악화 우려

입력 2020-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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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매출 1000대 기업 조사…연간 매출ㆍ수출 10% 감소 전망

#한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는 중국 내륙 쓰촨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내 운송이 사실상 마비돼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A사 관계자는 “보통 상해·산둥반도와 같은 중국 동부해안 항구까지 운송하는데만 2주 이상이 걸리는데,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운송과 수출이 정상화되기까 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 생산설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기업 5곳 중 3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를 우려했다. 특히 중국에 생산시설이 있는 기업으로 한정하면 기업의 80% 이상이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매출액은 물론 수출액까지 10%가량 감소하고 대(對)중국 수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하면서 정부에 전염상황 등에 관한 신속한 정보공유를 요청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과반(61.8%)이 이번 사태가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중 83.9%가 이번 사태로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삼성·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상생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도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9개월간 지속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8개월 동안 진행된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으로 확산될 시 연간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8.0%, 9.1%씩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액은 12.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 감소율은 △자동차 13.9% △자동차부품 12.8% △석유제품 12.4% △일반기계 11.0% △섬유류 10.8%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액 감소율은 △석유제품 17.8% △자동차 14.5% △일반기계 11.6% △자동차부품 11.0% △석유화학 10.0% 순이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평균 1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가 6개월 내 진정돼도 국내 대기업의 올해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평균 3.3%,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 감소율은 △무선통신기기 8.4% △자동차 7.3% △석유제품 6.0% △일반기계 5.9% △자동차부품 4.0%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종별 수출액 감소율은 △석유제품 10.5% △무선통신기기 △10.1% △자동차 9.9% △일반기계 7.7% △자동차부품 4.6%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평균 6.8%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응답기업의 29.5%는 별 다른 자체 대응방법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방안으로는 △중국 현지출장 자제(34.3%) △별 다른 대응방법 없음(29.5%) △현지 방역활동 강화(10.5%) △임직원 국내소환 또는 재택근무(10.2%) △현지 경영활동 축소(6.7%)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돌발적인 전염병 발생이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된 만큼 기업은 평소 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적시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꼽은 정부의 정책지원 우선순위는 △국내외 전염상황 등에 관한 신속한 정보공유(57.0%)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21.2%)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정부 간 협력(9.5%) △중화권 수출기업 지원(6.4%) △경제주체 소비·투자 여력 확대(6.0%)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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