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사용 꼼수부려 '한국인 차별' 논란 빚은 KLM 항공, 사과도 꼼수?

입력 2020-02-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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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련, 기내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이를 한글로 안내하면서 '한국인 차별' 논란을 빚은 네덜란드 항공사 KLM 항공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승무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승무원 전용 화장실'에 대한 사과로 비쳐 일각에서는 '꼼수' 사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의 기내 화장실 문에 한글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힌 종이 안내문이 붙은 사진이 붙었다. 이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승객은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며 항의했다. 승무원이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해 '한국인 차별' 논란이 일었다.

기욤 글래스 KLM 항공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국 고객에게 심려를 끼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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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사장은 이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KLM 기내 서비스 담당 임원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과문 낭독 후 다른 KLM 관계자들과 함께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발언에도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래스 사장은 '이번 사건을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번 일이 어떻게 인종차별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사과문 역시 한국인 차별이 아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 문제라는 취지여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문정 한국지사장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승무원들에게 ‘문화적 예민함’에 대해 충분히 교육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문화적 차이에 따른 일이라는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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