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비평가 '기 소르망', "한국, 여성 사회참여 늘려야"

입력 2008-09-2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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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와 세계경제연구원은 서울 세계무역포럼의 일환으로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Guy Sorman)氏를 초청, 지난 2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었는가? (Can Korea Still Compete?)"를 주제로 특별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기 소르망 씨는 이 자리에서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혁신적인 신상품들이 시장에 새로 적용되면서 겪게 된 시행착오라고 본다. 앞으로 2~3년 동안은 세계경제의 성장이 더딜 것이지만 그렇다고 경제침체가 올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 지적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국 등 저임금노동으로 무장된 경쟁국의 추격이 심화되고 있으며 한국 상품은 가격경쟁력으로 세계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국가 및 상품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야한다는 게 기 소르망 씨의 의견이다.

한국이 비교우위를 잃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노동시장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경직되어 있고 임금이 비교적 높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높은 임금 수준보다는 복잡한 노동시장 규제, 노사협상의 어려움, 경영자가 운신할 수 있는 고용결정 폭의 불확실성이다.

기 소르망 씨는 또한 "한국은 프랑스처럼 승자를 직접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즉, 민간부문에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산업을 선정해 이 산업에 돈을 투자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1970년대, 조선업이나 자동차 등 특정산업을 선정해서 집중 육성한 것이 좋은 사례다. 문제는 최후의 성공 여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오늘의 세상은 더 이상 1970년대의 세상이 아니다.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해졌고, 경쟁이 심화되었고 혁신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그는 한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신성장동력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적정한 자격의 인력이다. 그는 한국경제가 아직도 대기업과 중공업산업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면서, 대기업도 중공업도 아닌 회사가 스스로를 표현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폭이 너무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학교는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양의 공부를 유구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사고할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기 소르망 씨는 공교육과 사교육 사이, 그리고 공, 사교육 내에서의 경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참여를 더욱 장려해야 한다. 여성의 참여율을 높이고 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다.

기 소르망씨는 또한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취약하다"면서 일본이 지난 50년간 그래온 것처럼 세계적인 규모의 PR회사를 고용해 제도적으로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홍보하라고 충고했다. 또, 중공업 못지 않게 관광산업도 중요하므로 한국의 가치를 창출할 산업을 많이 발굴하라고 당부했다.

기 소르망 씨는 마지막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만약 경제정책이나 노동정책에 대해 여론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실패한다면 이 정책은 실패하게 마련이라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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