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활성화를 위해 가상현실(VR) 시장 '판 키우기'에 한창이다.
KT는 세계 최초로 '8K VR'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고, SK텔레콤은 게임ㆍ의료ㆍ교육 등의 콘텐츠를 대폭 확충한다. LG유플러스는 만화책과 클래식에 VR을 입힌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넥슨, VR 벤처게임회사인 픽셀리티게임즈와 함께 넥슨의 인기 캐릭터 '다오'와 '배찌' 등이 등장하는 '크레이지월드VR'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이 게임은 넥슨이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 IP(지적재산권)를 제공하고, SK텔레콤과 픽셀리티게임즈가 공동 투자, 개발하는 삼자 간 협력 개발 방식으로 제작됐다.
50명 가량이 실시간으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격, 양궁, 테니스, 볼링 등 4종의 미니게임이 제공된다. SK텔레콤은 의료, 교육 등 분야에도 VR 콘텐츠를 늘린다. 신축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진영 교수팀과 30∼40대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VR 영상 '마인드풀니스' 12편을 공동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AI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와는 VR 기반 어학시뮬레이션 콘텐츠 '스피킷' 112편을 제작해 자사 앱 '점프 VR'에 공개했다. 식당 주문, 바이어 응대 등 상황에서 이용자의 답변을 음성 인식기술로 파악하고 VR 속 인물의 반응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인 '슈퍼VR'을 통해 3월부터 8K VR 스트리밍 상용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한다. KT는 지난해 7월 4K 무선 독립형 VR 서비스인 '슈퍼VR'을 출시하고, 다양한 장르의 VR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KT의 5G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알카크루즈사의 '슈퍼스트림 솔루션'을 결합해 개발됐다. 초고용량의 8K VR 콘텐츠를 수백 개의 조각으로 분할해 클라우드에 저장한 후 사용자의 시야각에 따라 실시간으로 해당 각도에 맞는 영역의 화면만 전송하며 최적의 영상을 송출하는 원리다. KT는 VR 콘텐츠 제작사인 아바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경복궁, 태권도 등 한국 대표 문화재와 K팝 등을 소재로 다양한 8K VR 콘텐츠를 제작해 올해 말까지 100여편의 초고화질 VR 콘텐츠를 갖출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초등학생 학습만화, KBS 교향악단 클래식 등을 활용한 VR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우선 초등학생용 학습만화 'Why?' 시리즈를 3차원 VR 콘텐츠로 제작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Why?' 시리즈는 아동도서전문기업인 예림당이 출판한 교육만화다. 2001년 처음 출판된 뒤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78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또한 LG유플러스는 KBS교향악단과 5세대(5G) 전용 클래식 증강현실(VR) 콘텐츠를 제작한다. 5G 전용 클래식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교향악단은 KBS 교향악단이 최초다. KBS교향악단은 5G 전용 클래식 VR 콘텐츠 제작을 위해 지휘자 금난새 씨와 2005년 이후 15년만에 호흡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