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주가 상승 기대 접고 중장기 투자
8월 중순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9월 하반기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에 관련주인 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와 맞물려 연초 2만5950원이던 주가가 9월초 장중 1만67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삼성전자 역시 연초 55만6000원이던 주가가 9월2일 50만원까지 밀려나 50만원대 주가의 지지 여부를 시험 받아야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관련주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전망하고, 미국의 금융구제안에 따른 반등을 앞두고 IT주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다수의 IT 종목 주가가 제품가격의 하락,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유럽,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 둔화 확대, 주요 IT 기업의 부진한 2분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등에 따른 영향으로 연초 수준을 하회했다"며 "하지만 연초 업종지수로 단순하게 접근했을 때, IT 주가는 최근 지수 반등 과정에서 원금 회복을 눈앞에 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확대로 소비위축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지만 주요국 중앙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재정확대와 유동성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IT 경기에 고무적"이라며 "당장 글로벌 IT 경기의 탄력적인 상승이 쉽지 않더라도 점진적인 회복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국내 IT 산업의 재고순환이 지난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므로 추가적인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고,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IT 재고 조정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하반기 글로벌 IT 경기의 반등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소 연구원은 "이러한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IT섹터에 대한 보유 또는 점진적 매수를 제안한다"며 "다만 IT섹터 내에서도 업황 모멘텀에 따라 업종별로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해 선종으로 반도체, 차선으로 휴대폰을 제시하고 디스플레이는 비중축소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도 "연말과 2009년 상반기 메모리 비수기엔 공급과잉이 다시 심화되고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IT 투자 축소가 예상되는 점은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경기침체를 반영해 관련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밸류에이션 지표가 역사적인 저점을 보이고 있고 메모리 업체간 합종연횡과 감산 영향으로 예상보다 빨리 바닥을 치고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경기 상의 이변이 없는 한, 메모리 경기 회복은 감산효과가 가시화되고, SSD시장 확대로 NAND 수요가 대폭 증가하는 2009년 하반기부터나 가능해 보인다"며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거시경기 회복 징후와 업체들의 물리적인 생산설비 축소가 나타날 경우 조기 회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심리적 요인이 수요위축을 증폭시켰던 만큼 회복세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조기회복을 확신하기에 아직은 일러 현 시점에서는 중장기 관점에서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