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그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황교안 5·18 발언에 범여 비판 속출

입력 2020-02-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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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인근 분식점을 찾아 어묵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언급해 구설에 휩싸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범여권이 강도높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 대표는 9일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주위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부대변인 등에게 "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이같은 역사 인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제21대 총선 예비후보들은 5·18민주화운동을폄하했다며 황교안 대표에 사과를 촉구했다.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9일 황 대표가 성균관대 앞 상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로 표현했다"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천박한 역사의식의 발로"라고 날세웠다.

이어 송 위원장은 "지난해 5월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광주를 찾고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그의 발언도 한낱 입에 발린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5·18 망언 3인방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결국 당대표가 갖고 있는 5·18에 대한 역사인식 때문이다"며 "광주시민과 오월영령에 즉각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광주 북구갑 예비후보는 "황 대표의 후안무치한 역사의식에 치떨리는 분노를 느낀다"며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로 운운한 것은 망월묘역에 잠들어 있는 오월영령과 광주시민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진숙 민주당 광주 북구을 예비후보는 "시대적 아픔을 매듭짓지 못하고 언제까지 보수정당은 지역감정에 얽매여 편가르는 저급한 낡은 정치를 할 것이냐"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자유한국당을 4·15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변곡점을 만든 5월의 광주를 ‘무슨 사태’ 정도로 기억하는 황 대표의 빈약하고도 허망한 역사 인식 수준에 개탄할 수밖에 없다"며 "이 짧은 말 한 마디에서 황 대표의 지난 삶의 어땠는지 뚜렷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동시대 수많은 또래 청춘이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 정권의 총알과 군홧발 아래에서 스러져갈 때 황 대표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몰두했다는 것이 아닌가. 독재 정권 하에서 공안 검사가 되어 승승장구하다 국정농단 세력의 친위대가 되기까지 황교안 대표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자신의 영달만 꾀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의 요지인 종로 주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 또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지칭하면서, 상식에 미달한 역사인식을 보여줬다"며 "공당의 대표란 사람이 상식에 부족한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고 정치를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나 다 아는 1980년 5월 18일의 큰 비극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단순히 ‘무슨 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의 명예를 더럽히는 저열한 행위"라며 "광주 사태라는 말은 광주 5.18 민주화 항쟁에 대한 개념이 바로 적립되지 않은 사람들이 항쟁을 비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는 지금 당장 민주화 영령들과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 자신의 망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도 "황교안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을 80년에 일어난 무슨 사태로 지칭한 것은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뼛속까지 공안검사적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는 즉각 5월영령 및 광주시민에게 사죄하고 자신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인식을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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