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원인 '배터리' 아니지만…" '신뢰 회복' 나선 배터리 업계

입력 2020-02-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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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2017년 중국 남경산 배터리 전량 교체…삼성SDI 특수소화시스템 등 적용

지난해 추가로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되면서 국내 ESS 산업의 신뢰도가 추락하자 배터리 업체들이 ‘고강도 안전대책’을 내놓았다.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ESS 시장의 위축이 예상되자, 특정 배터리의 자발적 교체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발표하며 시장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은 6일 ‘ESS 산업의 신뢰회복을 위한 고강도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2017년 중국 남경공장 생산 ESS용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 △화재확산 방지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등을 골자로 한다.

LG화학은 “ESS화재 조사단 발표와 관련해,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ESS 산업 신뢰확보 및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2017년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된 ESS 배터리는 전량을 자발적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LG화학은 2017년 남경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적용된 기존 국내 ESS 사이트 250여 곳에 대해 배터리 교체를 시작할 계획이다. ESS 배터리 교체에 따른 비용은 모두 자체 부담한다.

LG화학은 배터리 교체 이외에도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17년 남경산 배터리가 적용되지 않은 ESS 사이트도 포함한 국내 400여 곳이 대상이며, 올해부터 신규로 설치되는 국내 모든 사이트에 대해서도 해당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특수소화시스템을 올해 초 이미 일부 ESS 사이트에 설치했으며 성공적으로 시범운영 중에 있다. 또한, 소화시스템 적용 작업과 동시에 전수 조사를 실시해 필요할 경우 추가 모듈 교체를 포함한 안전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진제공=LG화학)

이번에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소화시스템은 ESS 시스템 내 배터리 랙 상단에 설치된 연기 감지기를 통해 화재가 감지되면 해당 배터리 모듈에 직접 물을 주입해 진압하는 주수(注水)방식을 적용했다.

화재발생 초기 단계에 해당 배터리 셀이 위치한 모듈에 물을 직접 주수해 문제가 발생한 배터리 셀의 온도를 떨어뜨려 주변에 위치한 배터리 셀로 전달되는 열에너지를 낮추는 ‘냉각 방식’을 통해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LG화학은 안전성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조치를 실시한다.

LG화학은 ESS 배터리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전기충격 발생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듈퓨즈, 랙퓨즈, 서지 프로텍터 등의 ‘3중 안전장치’를 반영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여왔다.

모듈퓨즈와 랙퓨즈는 전류가 세게 흐르면 전기 부품보다 먼저 녹아서 전류의 흐름을 끊어주는 안전장치이며, 서지 프로텍터는 외부 이상전압이나 전기적인 과도 신호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는 장치다.

또한 LG화학은 절연성능에 이상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절연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지락감시장치’와 ‘E(Emergency)-Stop’을 도입했다. 지락감시장치가 절연이상을 감지하면 배터리 시스템 내 E-stop이 작동해 배터리 전원을 차단시켜 화재를 예방하게 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보다 정확한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파이어프루프-HDD(Fireproof-HDD)를 적용한다. 파이어프루프-HDD는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은 개념으로 화재가 발생돼도 운영기록이 소실되지 않도록 HDD(배터리 시스템 내 하드디스크)를 보호하는 장치다.

이외에도 LG화학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실시했으며 온도·습도·먼지 등 ESS 사이트 운영환경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설치업체에 대한 정기교육을 진행한다. 원격으로 배터리 진단, 분석, 예측을 할 수 있는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번 고강도 안전대책과 관련해 약 2000억~3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안전조치는 국내에 설치된 사이트 및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실행되며,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는 해당 고객들과의 개별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안정성 종합 강화 대책’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ESS 화재 원인과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글로벌 리딩 업체로서의 책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ESS 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SDI의 안전성 종합 강화 대책은 △외부의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 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신호를 감지할 경우 바로 운전 정지 등이다.

이미 설치 및 운영 중인 국내 전 사이트의 안전성 종합 대책 관련 비용 또한 삼성SDI가 자체 부담한다.

예기치 않은 요인에 의해 ESS 시스템에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도 개발했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차단재로 구성돼 특성 셀이 발화하더라도 바로 소화시키고 인근 셀로 확산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신규로 판매되는 시스템에 전면 도입된다.

한편, 이날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지난해 추가 발생한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ㆍ하동 등 5곳의 ESS 화재를 조사한 결과 이 중 4곳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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