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창립 후 처음으로 시장본부별로 ‘전염병 대응 시나리오(가칭)’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전쟁이나 테러 등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준비돼 있었지만 전염병으로 인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일부 감염자가 발생해 직장 폐쇄 등의 상황으로 연결될 경우 국내 자본시장이 멈춰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투자자들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사회적인 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6일 “시장 운영과 관련된 내용들이라 세부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직원이나 외부인으로 인한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 적합한 대비책 위주로 조만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생시장과 금융투자업계 IT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코스콤 역시 예방을 최우선으로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내부에 감염자가 있을 경우 시장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미 상황실과 전산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수시로 직원들의 체온 체크와 함께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식이나 행사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제하는 등 이미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콤은 마스크 미착용 직원은 아예 출입을 막는 것은 물론 외부인은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통제하고 있다. 비상용 계단이나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사용도 금지하고 있으며 각 사무실마다 체온계와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만든 BCP(사업 연속성 계획)에 의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밖에 전사적으로 손소독제, 마스크, 체온계 등을 부서마다 배치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예탁원은 매년 이 매뉴얼에 따라 훈련을 실시하는 만큼 대비 태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회사별 차이는 있지만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휴가를 통한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는 등 이미 마련된 위기상황 매뉴얼에 준해서 관리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메르스 사태 당시 큰 혼란을 겪었던 만큼 이번 사태에는 선제 대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자본시장이 멈출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내부 직원들도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