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은 예약 취소"…신종코로나 공포에 여행상품 '된서리'

입력 2020-02-05 10:50수정 2020-02-0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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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ㆍ티몬ㆍ위메프 등 항공권 예약 취소 줄잇고 해외여행 패키지 매출 역신장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한산해진 인천공항. (신태현 기자)

#. 초등학생 자녀의 학년 말 방학(봄 방학)에 맞춰 대만 여행상품을 예약했던 김수연(가명·42)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여행을 2주일 앞두고 전격 취소를 결정했다. 1인당 4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예약했지만 그가 환불받은 금액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그는 손해가 크긴 하지만 가족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안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외여행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미루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몰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여행상품의 취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티몬에 따르면 최근 한 달(1.3~2.3)간 국제선 항공권 예약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예약 자체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예약 후 취소하는 비중도 54%로 늘었다. 예약자 2명 중 1명은 취소를 결정하는 셈이다.

2월은 극성수기는 아니지만 봄방학 기간이어서 새 학기를 앞두고 자녀 동반 가족여행 수요가 꾸준한 시기다. 여행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약 감소와 예약취소 증가가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여행 항공권 관련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나 감소했다. 해외 항공권 매출은 66%, 해외 호텔 예약률은 105%나 급감했으며 외출을 기피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여행상품 매출도 19%나 빠졌다.

해외여행 패키지 매출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옥션의 전체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매출은 38% 역신장했다.

주요 여행지역별로는 괌ㆍ사이판을 제외한 전 여행지가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이 60%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중국ㆍ대만이 37% 줄었다. 미국ㆍ캐나다 여행 패키지 매출도 54% 감소했으며 동남아시아와 유럽도 각각 12%, 9%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괌ㆍ사이판만 매출이 42% 증가했다.

2월에 들어서면서 항공권 예약 취소율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티몬이 2월 한 달간 출발하는 항공권 예약을 분석한 결과 5일까지 예약 취소된 비중은 59%에 달해, 10명 중 6명이 예약을 취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설 연휴 전후로 예약 취소가 급증했으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월 여행 수요도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전 미리 예약했던 고객들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프투어에서도 항공권 환불 요구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투어 관계자는 “최근 항공티켓 관련 취소 문의가 느는 추세”라며 “특히 아시아권 항공권 취소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뿐만 아니라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이커머스 상당수가 예약 취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면서 관련 상품 담당자들이 소비자를 응대하느라 정확한 예약 취소율 수치조차 뽑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항공권을 미리 구매한 후 상품으로 구성하는 여행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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