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말하다④]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펀드를 통해 ‘위대한 기업’과 함께 하라”

입력 2020-02-04 15:43수정 2020-02-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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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예상 밴드 2100~2350선으로 제시…반도체ㆍ금융지주 주목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펀드는 ‘위대한 기업’의 가치와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판교 본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강 회장은 1999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설립, 21년간 이끌고 있다.

자본시장에 대해 강 회장은 “함께할 기업이 어떤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중요하고 예측 가능한 것을 찾아야 한다”며 “기업이 만들어내는 이익과 그 이익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혁신으로 무장한 토대로 변화하지 않는 한, 이익의 질을 표현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위로 끌어올릴 근거는 부족하다”며 “한국 시장의 PER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낙관적 전망을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시장일수록 공모 펀드가 중요하다는 확신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혁신을 이끄는 ‘위대한 기업’의 이익을 시민들이 나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펀드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공모펀드야말로 자본시장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시장이 지금처럼 오작동하고 있을 때 이를 교정할 수 있는 것은 정부 정책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년 이상 장기투자 △1000만 원 이하 등 조건을 도입한 공모펀드 소득공제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자본시장 신규 참여자들이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 전략으로는 △연금자산을 통한 해외펀드 △배당주 펀드 등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려서 가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위대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절세적 측면에서 개인 연금ㆍIRP 등에 해외 펀드를 담아 이런 기업의 이익을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회장은 “배당성향 증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이 축적한 이익잉여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상승할 만한 개별종목을 찾자면 가장 우호적인 것은 우선주”라고 평가했다. 이어 “배당은 더 받으면서도 주가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주가 재평가될 국면으로 본다”며 “우선주 중심의 배당주 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세계 최초 펀드 구독 플랫폼 ‘탱고(TANGO)’를 공개할 예정이다. 누구든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자회사인 알파브릿지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공유하면, 이용자들은 이를 구독하면서 설계자의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강 회장은 “지금은 유튜브, 아마존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숨어 있던 개인들의 ‘끼’가 발산하는 시대”라며 “투자에 끼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이를 제3자가 구독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에 올라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탱고는 4월부터 대학 투자동아리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이후 5월 말까지 베타 버전으로 운영된다. 정식으로 서비스가 출범한 이후에는 공유된 펀드 개수가 3000개를 넘어설 경우 외부로 거점을 옮길 계획도 마련됐다.

한편 강 회장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2100~2350선으로 제시했다. 주목할 만한 분야는 반도체와 금융지주를 꼽았다. 반도체의 경우 지수 상승 공간이 확보된 업종이란 평가를 내놨다.

◇주요 약력=1960년 전남 신안 출생.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 및 중국 푸단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거쳤다.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을 거쳐 1989년 쌍용투자증권, 1994년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를 지냈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하고 2008년부터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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