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불안감 증폭, 경기방어 총력 체제 급하다

입력 2020-02-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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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경기 타격에 대한 우려로 경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0포인트(P) 떨어지며 2100선이 무너진 급락 장세로 출발했다가 0.13P(0.01%) 내린 2118.88로 장을 마쳤다. 중국 인민은행이 시장에 1조2000억 위안(205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개시함으로써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낙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 뉴욕 증시가 크게 내렸다. 중국의 경기 후퇴로 글로벌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춘제(春節) 연휴로 지난달 23일 이후 휴장했다가 3일 처음 개장한 중국 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7.72%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省)에서 누적 확진자가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확진자는 하루에도 수천 명씩 늘고 있다. 처음 발생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이미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때를 넘었다. 단기간 내 진정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 경제의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호전을 기대했던 수출이 1월 줄면서 14개월째 감소세를 면치 못한 데 이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둔화로 갈수록 회복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공장 가동중단으로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겨 자동차 등 제조업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른 피해도 이미 속출하고 있다. 내수는 더 가라앉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산업과 관광·외식·숙박·운송·공연업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상황 인식과 대응에 별로 절박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아직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3일 ‘신종 코로나 대응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그러면서 수출기업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 지원책 마련, 내수 피해 업종에 대한 정책자금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24시간 모니터링과 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선제적이고 신속한 안정 조치를 강조했다. 뾰족한 대책이랄 것도 없고, 늘상 내놓는 얘기다.

경제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수출을 늘리고 소비를 진작시키며, 기업활력을 북돋우기 위한 특단의 대책과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부의 총력 대응이 절실하다. 자칫 방심하고 정책에 실기하면 한국 경제가 최악으로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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