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교민 368명을 태운 전세기가 우한 톈허공항에서 출발해 31일 오전 7시 56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교민들은 김포공항에서 다시 검역절차 등을 받은 뒤 임시 숙소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한다. 여전히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을 아산 시민이라고 밝힌 엄 모 씨는 페이스북으로 "우한 격리지가 아산과 진천으로 확정됐음에도 한쪽 기사만 보고 각종 SNS에서는 아산과 진천을 비방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어 아산 시민으로 마음이 참 많이 아프다"라며 "저처럼 우한에서 오는 우리 교민들을 환영하는 아산 시민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손피켓 릴레이를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포 속에서 떨었을 우리 교민들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자"라며 "함께 동참해 주신다면 아산 시민들과 진천 시민들, 우한에서 오는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될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아산 본토박이'라고 자신을 밝힌 장 모 씨도 "아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산 시민도 우한 교민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또 다른 아산 시민 권 모 씨는 "아산에 잘 오셨습니다. 잘 계시다 아무 탈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우한에 체류하는 교민 박종천 씨는 3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국에서 오지 마라, 너희는 여기도 안 된다, 저기도 안 된다고 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며 "어머니의 품으로 안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한 교민의 귀국을 우려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 저희 700명 전체가 환자가 아니고 어려운 상황이니까 잠시 고국에 가서 피하려는 것이다. 다시 일터(중국 우한)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귀국한 우한 교민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귀국 후 2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된다.
1인 1실이 원칙이며, 보호가 필요한 영유아와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가족과 같은 방을 사용한다.
격리되는 동안 외출과 면회는 금지된다. 부득이 방 밖으로 나올 경우엔 미리 허가를 받은 뒤 반드시 N95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함께 수용된 교민들 간의 접촉도 제한된다. 이에 따라 시설 내 식당은 폐쇄하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대체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식사, 생활용품 등을 제공하고 세면도구와 침구류도 개별 지급한다. 의료진이 하루 두 차례 수용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