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 지속되진 않을 듯"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미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특히 국제 원유시장에서 거래되는 3대 유종 모두 이틀동안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떨어졌으며, 두바이유와 브렌트유의 경우 심리적 저지선이던 90달러가 붕괴됐다. 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융회사들이 현금 확보에 올인하면서 현금화하기 쉬운 원자재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광업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일보다 배럴당 5.79달러, 6.3% 폭락한 86.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거래일 기준)만에 8.90달러가 빠진 셈이다. 지난 7월4일 기록한 배럴당 140.70달러 대비 하락률은 36.41%에 이른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역시 16일 현재 배럴당 91.15달러로 장을 마감, 지난 7월3일 기록한 최고점인 배럴당 145.86달러보다 37.51%나 급락했다.
구리와 납, 알루미늄 등의 원자재 가격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알루미늄과 납은 15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각각 3.3%와 4.4% 하락했으며 아연과 니켈도 5% 이상 급락했다.
광진공 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비철금속 등 원자재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원자재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였던 리먼의 파산 충격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허리케인 아이크로 인한 미국 정유시설 중단과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 유가 상승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지만 허리케인,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 유가 상승요인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또 "특히 미 금융불안이 유가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약세로 인해 유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유가 하락세를 지속되겠지만 최근의 급락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