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신용위기 쓰나미… 무거워지는 FOMC 어깨

입력 2008-09-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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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에서 막 돌아온 16일 코스피시장이 월가쇼크를 고스란히 받아 패닉장세를 연출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5일)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전격 매각, AIG의 유동성 위기 등 중첩된 악재로 다우존스지수가 4.42% 폭락하는 등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90포인트 이상의 폭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올들어 두번째 하락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장중 1400선을 일시 회복하기도 했으나, 나스닥선물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낙폭을 키웠습니다.

1370선 초반대까지 밀리다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90.17p(6.10%) 내린 1387.75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종가기준 코스피지수는 1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이 3개월만에 최대규모인 6040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고 개인도 2603억원 순매도로 대응했습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와 기금(3153억원 순매수)의 저가매수에 힘입어 768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프로그램 매매가 차익거래(+3597억원)를 중심으로 358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지수의 낙폭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신용 공포감은 여타 아시아증시들에도 엄습했습니다. 2천선이 맥없이 무너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47%)가 1986.64p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닛케이지수(-4.95%), 가권지수(-4.89%), 베트남VN지수(-4.36%) 등 아시아증시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신용위기 증폭, 증권株 무더기 하한가..환율 폭등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신용위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금융주와 건설주들의 낙폭이 컸고, 일부 증권사들이 리먼브러더스 발행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증권주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대신증권(하한가), 현대증권(-14.16%) 등 리먼투자 증권사들이 "노출된 위험액이 작고 실제 손실액은 거의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미 악화된 심리를 되돌리지 못했고,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대우증권, 한화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 SK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밀렸습니다.

반면, 경기방어주 성격의 KT&G(1.86%), KTF(+0.18%), SK텔레콤(-0.97%), KT(-0.12%), 한국전력(-2.59%)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업종별로는 증권(-12.79%), 건설(-9.80%), 기계(-8.92%), 운수장비(-8.02%), 은행(-6.53%), 화학(-6.31%), 철강(-6.11%), 운수창고(-5.80%)업종의 낙폭이 컸고, 통신(-1.32%), 전기가스(-3.18%), 종이목재(-3.69%), 음식료(-3.69%), 의약품(-4.58%) 등 경기변동에 비교적 둔감한 업종의 충격이 덜했습니다.

KT&G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개종목이 동반 급락, 지수 버팀목 역할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가 3.31% 내린 것을 비롯해 POSCO(-5.86%), 국민은행(-7.99%), 신한지주(-4.90%), 현대중공업(-9.58%), 현대차(-7.07%), LG전자(-9.15%)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한편 정부의 그린에너지 산업발전 전략 수혜주로 최근 부각된 LED주들로 매기가 쏠리면서 코스닥시장의 서울반도체(11.63%), 루미마이크로(상한가), 엔하이테크(6.31%) 등의 LED주들이 이날도 강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용불안감 고조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도가 극에 달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대비 50.9원이나 폭등한 116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4년 8월 이후 4년만입니다.

KIKO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우환이 다시 커진 가운데, 중견 BLU업체인 태산엘시디(하한가)는 8백억원대 KIKO 손실 충격을 결국 극복하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냈습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825개 종목이 내린데 반해 오른 종목은 50개 종목에 그쳤고, 코스닥시장에서도 하락종목수(981)는 상승종목수(44)를 압도했습니다. 이날 투매가 속출한 코스닥시장의 하한가 종목은 무려 172개였습니다.

금리인하론 부각..무거워지는 FOMC 어깨

비록 예견된 '검은 화요일'이었지만 9월들어 공들여 차곡차곡 쌓아놓은 반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공포스런 하루를 투자자들은 경험했습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에 이어 전일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가 한꺼번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가운데, 시장은 '제2의 리먼'으로 부각된 AIG의 운명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거대 투자은행이 희생양으로 바쳐졌음에도 신용위기가 봉합되지 못하고 시장은 또다른 희생양을 찾아나서는 형국입니다.

투자은행의 바운더리를 벗어나 대형 보험사, 대형은행으로 불신의 불똥이 튀면서 대규모 상각을 단행했던 씨티그룹이 전세계 직원들에게 동요를 막는 메일을 보내는 등 예상밖의 신용 쇼크에 주요 금융기관들이 부산해지고 있습니다.

FRB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에 천문학적 규모인 750억불(약 75조원)의 브리지론 자금지원을 요청했을만큼 AIG는 리먼브러더스와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게다가 4410억달러 규모의 CDS(신용디폴트스왑)을 판매해 놓은 상태입니다. CDS는 채권에 대한 보험상품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채권에 대한 부도위험을 줄이는 파생상품으로 각종 금융기관들이 AIG의 CDS상품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AIG가 파산될 경우 담보가 소실되는 해당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불보듯 뻔하게 됩니다.

때문에 전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AIG에 쏠리는 시장의 관심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AIG가 당장 신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이르면 16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보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무디스 등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AIG의 자금조달 차질을 우려해 이미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해 놓은 상태라 채권자들의 추가 담보요구가 쇄도하는 시점에서 AIG의 자금조달 성사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시스템의 개선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긴급수혈 미봉책으로 일관해온 美 금융당국은 전일 대승적 차원에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을 용인했습니다. 충격이 컸지만 시장원리에 충실했고, 전체 금융시장의 중장기적 회생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AIG의 덩치와 금융시장 파장을 감안해 볼때 어떤 형태로든 美 금융당국이 AIG가 파산의 길을 걷도록 방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AIG 사태와는 별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증폭되는 신용위기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현국면에서 美 금융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금리인하'입니다.

연내 금리동결을 시사해온 FRB가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하고 여타 선진국들이 공조체제를 가동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17일 새벽(한국시간)에 美 FOMC가 열리게 됩니다.

어깨가 무거워진 FOMC가 금리인하를 포함한 파격적인 지원책 제시를 통해 적극적인 대처 의지를 표명한다면 금융시장은 의외로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기 바닥권 근접..조심스런 변곡점 기대

글로벌 증시들이 동반 패닉장세를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추락하는 증시가 언제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인가로 모아집니다.

'두려움지수'라 불리우는 VIX(S&P500 변동성지수)는 오실레이터 역할을 하며 과거 변곡점을 찾는데 유용하게 사용돼 왔습니다.

아래 VIX지표를 보시면 단기 저점을 찍었던 지난 1월, 3월, 7월에 각각 분출하며 터닝포인트를 정확히 암시한 바 있습니다. 전일 VIX지표는 하락추세선을 돌파하는 급등세로 시장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VIX지수가 40%에 근접했던 과거 사례가 있었던만큼 좀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30%대에서 美 증시가 의미있는 전환점을 마련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바닥이 멀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의 증시 급락이 신용위기에 따른 것이고 아직 불확실성이 온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술적분석을 통해 저점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태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는 美 금융당국과 FOMC가 시장에서 예상하는 정도의 해결방안을 제시해준다면 기술적 변곡점 위치와 맞물려 강한 반전이 시도될 여지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요컨대, 주간단위로 보자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AIG 문제 해결과 FOMC의 금리결정, 골드만삭스의 실적발표가 예정된 이번주에 신용위기는 클라이맥스를 기록하고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감히 예상해 봅니다.

추가 하락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급락이 일시적이며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가격대에 주가가 위치해 있다는 점입니다.

단기간 승부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실패의 위험이 큰 구간이지만 장기 투자자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절호의 매수기회임에 틀림없습니다. 명심할 것은 투자기간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멀리 내다본다면 투자손실을 줄이고 높은 수익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일정수준 현금비중은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위기는 곧 기회"였던 사례가 많았습니다. 현금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낙폭과대 우량주, 실적개선주를 소신있게 긴안목으로 매수해도 좋은 시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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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았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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