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용산공원, 녹지 중심이 국민 공감대…아파트로 재원 충당 안 해”

입력 2020-01-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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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이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국립공원을 방문, 공원 관리기구인 ‘프레시디오 트러스트’의 윌리엄 그레이슨 이사회 회장 등과 면담했다. (출처=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택지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공원 조성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에 대해 “녹지 중심 공원으로 만들자는 게 국민 공감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을 순방 중인 박 시장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국립공원을 찾아 공원 관리기구인 프레시디오 트러스트의 윌리엄 그레이슨 회장 등과 만나 공원 운영 현황을 듣고 재원 조달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택지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질문에 "프레시디오는 미군이 썼던 막사 등을 활용해 개발하고 재원을 충당했으나 용산공원은 녹지 중심 공원으로 만들자는 게 국민 공감대"라며 "큰 환경 정화 비용 등은 정부로부터 비롯돼야 한다"고 말했다.

면적 607만㎡에 달해 용상공원(300만㎡)의 두 배가 넘는 프레시디오 공원은 1846~1994년 미군 훈련시설로 쓰였다. 냉전이 종식된 뒤 군사기지를 폐쇄하자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이 공원은 800여 개 건축물을 활용한 임대 사업 등 수익 모델을 갖췄고, 2013년부터는 공공 지원 없이도 연간 운영비 8000만 달러(약 928억 원)를 자체 조달하고 있다.

박 시장은 "프레시디오 미군기지가 공원으로 전환된 여러 과정으로부터 우리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용산공원이 외국 군대가 진주한 것으로 따지면 100년 만에 국민에게 돌아오는 민족적 보물인데 프레시디오 공원, 미국 하이라인파크처럼 시민이 사랑할 수 있는 백년 천년의 귀한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산 지역 주민,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 어떤 공원으로 전환할지 구체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정부가 일방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비용 등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후 프레시디오 공원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한국을 향해 출항힌 도시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가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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