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향후 국내 주식시장 흐름은

증권전문가들 "단기적인 쇼크에서 끝날일 아니다" 한 목소리

16일 월가 쇼크가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그야말로 '아노미'상태에 빠져들었다.

지난 15일 미국의 최대 증권사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휴가 끝난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돼버렸다.

지난주 '9월 위기설'과 '옵션만기일'을 무사히 넘겨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했었지만 미국발 악재가 덮치면서 향후 증권시장의 흐름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리먼 사태에 대해 단기적인 악재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리먼의 파산으로 국내 증시의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경상수지보다는 자본수지이므로, 리먼브러더스의 도산으로 국제 금융시장 유동성이 위축되면 한국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능력을 의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그는 "국내 투자기관들의 리먼 및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손실 위험은 큰 이슈가 아닐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의 신용경색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리먼브러더스를 희생양으로 삼고 이제부터 주택가격 안정화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며 "미국의 주택가격은 그동안의 하락세로 인해 과거의 버블은 상당부분 제거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에서는 언더슈팅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하는 것이 미국정부의 과제이고 이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도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증권의 조익재 센터장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단기적 악재가 아니며 이번 사태로 인한 충격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 센터장은 "이번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신용경색 및 자금흐름 보수화가 예상된다"며 "또 하나의 부실이 우려 되는 AIG에 자금을 줄 수 있는 주체가 나오기 전까지 신용경색 해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머징 마켓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자금유동성 측면과 실물경기 측면 악화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센터장은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각국에서 금리인하를 통한 리플레이션 정책을 펼칠 것이 예상되며, 각국이 얼마나 유동성 관련 정책을 펼치는냐가 이번 사태를 해결해나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 센터장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 소식으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추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 역시 이러한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관건은 미 투자은행들의 파산과 피인수 소식 이후 여타 미 금융기관들의 추가 상각 여부에 주목해야 하고 매크로 변수에 해당하는 경기 침체 여파에서 얼마나 빨리 헤쳐나올 것인지 또한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소식은 미국의 신용경색이 해결되는데 필요한 시간, 부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단행되는데 소요되는 자금,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 등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총체적인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다가와 투심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이성적 투매보다는 이성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 달라"고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한편 우영무 푸르덴셜證 센터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피해도 별 문제는 없어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더 번져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우 센터장은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문제가 모기지 업체와 투자은행으로 번지면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무너지는 등 아직까지는 악화되는 징후는 없지만, 실제 다른 부분으로 번져 나가느냐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계에서 5대 IB(투자은행)에 들어가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등 이번 사태로 그간 보이지 않았던 부실이 다 공개될 기회도 있어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희망적이나 긍정적으로만 접근하기에는 사태의 규모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날 예정된 미국의 FOMC에서 금리를 내린다는 얘기가 있어 실제 인하한다면 이번 사태를 잠시나마 진정시킬 수 있겠지만 대세를 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미 당국의 대책 제시 후 주가가 빠지고, 대책이 나오고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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