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이란 전운 고조에 항공ㆍ해운 등터진다

입력 2020-01-07 10:34수정 2020-01-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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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은 유가…갈등 지속시 80달러까지 우려

▲지난 4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연합뉴스)

미국ㆍ이란의 전운(戰雲)이 짙어지며 국제 유가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어 산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특히 영업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상당한 항공ㆍ해운업계는 연초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노재팬(NO JAPAN)과 홍콩 시위 사태 등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적자에 허덕인 항공업계는 올 1분기 개선 기대감을 다소 접는 분위기다. 또 수년간 경영난을 겪어왔던 해운업계는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에 유류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6일(현지 시각)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거래가는 배럴당 22센트(0.4%) 상승한 63.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일 이후 최고치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31센트 상승한 68.91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는 장중 70.74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가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것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갈등 영향으로 중동 리스크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은 "이라크 남부 유전으로 충돌이 확산되거나 이란의 민간 선박 공격이 심해지면 국제유가가 8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세계 원유 공급량 중 40%에 달하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 조치 여부도 관건이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단순히 국제유가 등락을 넘어 수급 자체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ㆍ홍콩 등 인기노선 수요 악화, 항공화물 부진 등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 조심스럽게 반등을 기대한 항공업계에 '유가 상승' 악재는 날벼락이다.

항공사 경영에서 유류비가 전체 영업 비용 중 차지하는 비중은 25~30%에 달한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비량이 3300만 배럴 수준이다. 유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70억~380억 원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유가가 60달러 대였던 지난 4분기와 비교하면 수 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게 될 경우, 유류비가 전체 운영비용의 약 27%(3조2960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항공화물 수요 상승이 예상되면서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갑작스런 유가 상승 악재로 이 같은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류비가 전체비용 중 약 30%를 차지하는 해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에 따른 운임 부담으로 최근 '유류할증료'을 도입하기 시작한 국내 해운업계에 유가 상승은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요금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 통제가 될 경우 물동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지난 3일 미국의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양국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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