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2020년은 ‘5G혁신의 원년(元年)’

입력 2020-0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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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5G(5세대 이동통신)를 사용하면 도대체 어떤 것이 가능해질까. 대용량의 데이터를 순간적으로 보낼 수 있는 차세대 통신의 용도에 대해 세계가 지혜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정부와 통신 관련 회사가 주체가 되어 아이디어를 모으는 콘테스트가 각국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제조, 교육, 농업, 관광, 의료, 건설, 교통, 물류….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이 탐색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과 무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등의 기술이 잇달아 꽃을 피우고 있다. 5G와 연결되어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업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러한 시대 인식이 경영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새해 벽두에 그룹 대표들이 일제히 내놓은 신년사는 나름대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미국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책임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주목해 2020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드디어 5G와 융합해 커뮤니케이션과 오락, 더욱이 일하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칠 참이다. 우리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커넥트화가 진행되어, PWC컨설팅그룹의 예측으로는 2030년까지 누계로 1600만 대의 5G 대응차가 미국·유럽·중국에서 팔릴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을 큰 기둥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 거기서 어떤 가치를 짜낼 것인가.

게임시장에서는 미국의 유력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참여해 5G의 보급을 노리고 공세를 취한다. 게임대국 한국도 절대로 질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주최 신년회에서 ‘혁신, 혁신, 혁신’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5G는 작년에 선두에 나선 한국과 중국에 이어 올해는 싱가포르와 태국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5G에 대응한 신형 기종의 출하 증가에 힘입어 올해 세계 스마트폰의 출하 대수는 작년보다 5% 늘어난 14억40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최근 발표한 ‘2020년 히트가 예상되는 아시아의 상품·서비스’에 따르면 통신과 테크놀러지의 진화로 생겨나는 신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얼굴 인증 서비스로서 5G의 본격 도입과 함께 자동판매기와 지하철에서 얼굴 인증 결제의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19년을 ‘얼굴인증 원년’으로 지정한 바 있다. 대만에서는 5G를 사용한 e-스포츠가 번창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상에서 제공되는 ‘슈퍼 앱’이 4G보다 최대 100배 빠른 5G를 타고 소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계는 2020년이 5G에 힘입어 정보통신이 산업과 생활에 본격적으로 융합되는 이른바 ‘5G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차세대 이동 서비스(MaaS·CASE), 가정용 로봇, IoT 가전, 스마트폰 의복 시착(試着) 및 주문, VR, 동영상 배신(配信), e-스포츠, 디지털 급여, 신용 스코어, 스마트폰 결제, 협동 로봇,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PA), AI 농업, 드론, 통신 기지국, 전자부품 및 반도체, 양자컴퓨터, 6G 개발 등 ‘서비스 폭발’이 점쳐진다.

따라서 새해의 과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어떤 찬스를 잡아챌 것인가’가 될 것이다. 기업에서는 기술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디지털 감각을 갖고, 끊임없이 연마하는 문화를 함양하는 조직이 긴요하다. 역시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다. 밀레니얼과 Z세대로 불리는 인재들의 발상과 행동을 경시하지 않고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을 열어 주는 것도 생각해 볼 때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다양한 기술의 결집이 AI라면, 그것을 언제 어디라도 재빨리 전해주는 고속도로가 5G다. 2020년은 결국 ‘5G×AI’로 표현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깨닫고 경제현장을 더 부지런히 누비면서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 올해야말로 내수, 수출, 생산성 제고 등 경제성장의 3요소를 굳건히 챙겨야 할 귀중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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