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공감 공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정용진 “고객의 중요성”·정지선 “변화 없인 침몰한다” 강조
유통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는 ‘위기’와 ‘변화’로 요약된다. 내수 경기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공세에 직격탄을 맞으며 부진에 빠진 가운데 저성장과 규제 강화 등 대외 여건마저 불투명해졌다는 위기 의식이 강하게 반영됐다. 특히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뼛속 깊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공감·공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4가지 제안을 담았다. 특히 ‘변화’를 네 차례나 언급하며 임직원에게 ‘혁신’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다른 기업보다 한 걸음 더 빠르고, 어제보다 한 뼘 더 나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자”며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기존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혁신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경직된 기업문화와 관성적인 업무 습관을 버려야 한다”면서 “5년 후의 모습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지속적인 자기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의 불만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굴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 △고객에 대한 집중 △신규 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을 당부하면서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지선 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도 ‘변화’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0년을 그룹의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자 성장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실천해 나가는 전환점으로 삼고,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 나가자”며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를 위해 △혁신적 사고와 실행을 바탕으로 한 성장전략 추진 △고객 가치에 초점을 둔 비즈니스 모델 변화 △공감과 협력의 조직문화 구축 등 3대 경영 방침을 제시하고, 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맞게 기존의 사업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역시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국내 및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Top-Tier(톱티어) 기업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력 사업과 대형 품목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체질 개선 과정 속에서 뼈를 깎는 고통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진화와 도전을 거듭하며 미래를 보고 꾸준히 전진하자”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