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 지분인수 최대 투자자로 부상한 한국

입력 2019-12-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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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각 사

한국기업이 베트남 지분인수 최대 투자자로 부상하며 베트남 인수합병(M&A)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최근 베트남 기획투자부(MPI)가 발표한 2019년 외국인 자본 유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79억2000만달러(약 9조2188억 원)을 투자해 올해 베트남에 투자한 125개국의 외국 자본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20.8%가 한국 자본인 것이다.

특히 한국은 작년과 올 상반기 베트남 기업의 지분을 가장 많이 인수한 국가로 등극했다. 베트남 인수 합병 포럼 (MAF)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트남 M&A 거래액은 54억 달러(약 6조43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88%가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비롯됐다. 이 중 가장 큰 투자자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투자자들이 베트남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규모는 22억 달러(약 2조5993억 원)규모다.

실제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기업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굵직한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2월 배달의민족은 베트남 현지 음식 배달업체인 비엣나미의 지분을 사들였다. 5월에는 SK그룹이 베트남 최대기업인 빈그룹의 지분을 사들였다. SK그룹은 빈그룹 지주사인 빈그룹JSC의 지분 6.1%를 10억 달러(1조1800억 원)에 매입했다. SK그룹은 국민연금과 1조 원 규모의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펀드도 조성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8억8500만 달러(1조249억 원) 매입했으며, JW중외제약은 베트남 롱안성에 위치한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인 유비팜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 제약사 지분 전체를 취득해 직접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달 말에는 JB금융그룹이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모건스탠리가 소유하고 있는 베트남 증권사 MSGS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베트남 기업에 투자해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정보를 지원하는 서비스 구축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는 10월부터 ‘크로스보더 M&A중개망’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기업 등에 대한 국내기업의 매수 수요 확인과, 베트남 현지 M&A자문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크로스오버 딜소싱 기반을 마련했다. 또 투자가 점차 고도화되자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는 이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사무소를 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기업 지분투자가 내년에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데다, 정부의 지원, 한일관계 경색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글로벌 리스크를 완화할 새로운 기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7%대를 달성하고 있고 내년에도 베트남 경제는 올해만큼의 견조한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베트남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성장성이 높은 베트남 금융 시장은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규 금융 라이선스 발급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M&A가 더 활기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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