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효과?… 강남 재건축 최대 3억 내린 급매 등장

입력 2019-12-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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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은마아파트 매매값 급락… 서울 외곽·수도권에선 '풍선효과' 감지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2주째를 맞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보다 최고 2억∼3억원 호가를 낮츤 급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인 12·16 대책이 발표된 후 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매매가를 대폭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까지 고가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49㎡는 지난 주말 19억7000만~19억800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12·16 대책 이전에 시세가 21억8000만 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대책 발표 직전에 최고 23억5000만 원을 호가하던 로열층 아파트 가격도 현재 20억 원 수준으로 3억 원 이상 떨어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인근 중개업소들은 지난 28일 하루 동안 확인 매물 26건(중복 매물 제외)을 올렸다. 일부는 주말에 신규로 나왔고, 나머지는 기존 매물을 가격 조정 후 다시 올렸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가 있어도 최소 17억~18억 원의 현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고 강도 높은 자금 출처 조사까지 한다고 하니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나왔다. 이 아파트 전용 76.79㎡는 대책 발표 직전 20억5000만~21억 원을 호가했는데 현재 이달 말 잔금 조건으로 최대 1억 원 낮춘 19억8000만~19억9000만 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내년까지 2년 거주 요건을 못 채우는 사람들이 80%의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다. 12·16 대책으로 2021년부터는 거주 기간에 따라 공제 혜택이 차등 적용되는데 장기 거주가 어려운 사람들이 집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일몰제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2차에서도 시세보다 소폭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왔다.

이 아파트 114㎡(전용면적 105㎡)는 대책 발표 이전 21억 원에서 대책 발표 이후 매도 호가가 20억5000만 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20억2000만 원짜리 매물도 등장했다.

재건축 단지 뿐만 아니라 강남권 고가 아파트 역시 12·16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줄고 거래도 급감했다. 특히 금액을 깎아주겠다는 집주인들도 등장했다.

잠실 리센츠·엘스 등의 경우 매도 호가는 큰 변화가 없으나 실제 매수자가 나타나면 5000만~1억 원까지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9억 원 이하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 전용 59.89㎡는 12·16 대책 직전에 5억3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1일에는 5억4500만 원, 5억9000만 원에 각각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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